2012년 3월 15일, 한-미 자유무역협정이 협상 추진을 발표한지 6년여 만에 공식 발효됐다.

 이로써 우리나라는 미국과 EU 등 선진경제권과 FTA를 동시에 발효한 유일한 국가가 되는 동시에 동아시아 FTA 허브를 구축할 수 있는 중요한 발판을 구축하게 되었다.

오랜 시간동안 현장에서 밤낮없이 애써온 협상가들과 아낌없는 조언을 주신 모든 분들께 감사드린다.

금번 한-미 자유무역협정의 발효는 여러모로 의미가 크다. 가장 먼저, 세계 주요 시장의 하나인 미국시장을 선점하게 된다.

현재 우리제품의 미국시장 점유율은 3%미만으로 중국(19%)과 일본(6.3%) 등 주요 경쟁국가들에 비해 낮은 편이다. 그러나 한-미 자유무역협정 발효로 관세면제혜택을 받게 되면 우리제품의 가격경쟁력이 강화되는 한편 “Made in Korea”에 대한 인식이 제고되어 미국시장 점유율이 증대될 것이다.

실제로 대한무역투자진흥공사(KOTRA)가 진행한 한 설문조사 결과에 따르면 한-미 자유무역협정 발효 이후 미국 바이어의 57%가 한국산 제품의 수입을 확대할 의사가 있다고 답한바 있다.

금번 한-미 자유무역협정의 발효는 우리의 자유무역협정을 통한 경제영토를 전세계 GDP 대비 60.9%로 넓히고 전 세계 27억 명의 소비자에게 보다 가까이 다가가는 계기를 제공할 것이다.

우리나라는 자원이 부족할 뿐만 아니라 무역의존도(2011년, 88%)가 높아 국내시장만으로는 지속가능한 성장에 한계가 있다.

따라서 약 2조불 규모의 세계 최대 수입시장은 미국을 포함한 주요 해외시장 확보가 필수적이며, 자유무역협정은 이를 위한 절호의 기회를 제공하게 될 것이다.

또한, 한-미 자유무역협정의 발효는 국내적으로 고용과 투자를 촉진하는 한편 소비자 혜택을 증대시킬 것이다.

2011년 8월 국책연구기관의 연구결과에 의하면 한-미 자유무역협정 발효로 향후 10년간 GDP는 5.7% 증가되며, 일자리는 약 35만개가 창출된다.

또한 미국으로부터 원·부자재 수입시나 미국으로 완성품 수출시에 특혜관세 혜택을 향유할 수 있어 외국인의 국내투자도 아울러 증가될 것이다.

주요 제품별로 살펴 보면 자동차, 자동차부품, 타이어, LCD 모니터 등 전기전자제품, 석유화학제품, 가공식품 및 스웨터, 셔츠, 양말 등의 섬유제품의 대미 수출증가율은 대 세계 수출증가율(25%)를 크게 웃돌 것으로 보인다.

특히 30만명을 고용하고 있는 국내 중소 자동차부품업체의 경우 1.3~10.2% 달하는 관세가 즉시 철폐되어 투자·생산·수출의 연쇄 증대 효과가 예상된다.

생산자들의 이익에 못지않게 소비자 이익도 증대된다. 특히 미국산 과일·치즈·와인 등 먹을거리, 화장품·의류 등 생활용품, 그리고 자동차를 비롯한 여러 다양한 제품에 대한 관세혜택은 물론, 다양한 상품들 중에 선호하는 상품을 고를 수 있게 되어 소비자 선택권이 강화된다.

한-미 자유무역협정 발효의 의의는 경제적 측면 외에도 외교안보적 측면에서도 찾을 수 있다. 최근 20여 년 간의 우리의 대외경제동향을 살펴보면 대미 무역의존도는 지난 21년 동안에 1/3(1991년 24.4% -> 2011년 9.7%) 가까이 대폭 줄어든 반면,

대중 무역의존도 약 7배(1991년 2.9% -> 2011년 20.5%) 가량 증가되었다.

한-미 자유무역협정은 무역의존도를 균형적으로 조정함으로써 대외경제의 충격을 분산할 수 있게 될 것이다.

또한 한-미 동맹관계를 경제분야로 확대·발전시킴으로써 우리나라가 선진 경제권으로 도약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할 것이다.

이제 한-미 자유무역협정 발효로 우리나라는 한반도를 중심으로 좌·우로는 미국과 유럽, 밑으로는 아세안, 싱가포르와 인도, 그리고 지구 반대쪽에는 칠레와 페루라는 친구를 보다 가까이 마주하게 되었다.

그러나 한-미 자유무역협정이 만명통치약은 아니다.

여러 다양한 혜택에 못지않은 적지 않은 도전을 우리에게 가져다 줄 것이다. 다만 제대로 알고, 활용한다면 그러한 도전들은 우리에게 소중한 기회가 될 것이다.

지난 20여년간 우리는 대외개방의 길로 조금씩 나아왔고 그 과정에서 양적·질적으로 대외경쟁력을 강화해 왔다.

무역규모는 1988년 1000억 달러를 돌파한 지 23년만에 열 배로 불어났다. 철강, 전기전자, 반도체, 자동차 등의 주요 산업분야에서도 슬기롭게 도전을 극복하면서 체질을 강화해 왔다.

이제 또 다른 도전과 개방 앞에서 선진일류국가를 향해 보다 힘차게 전진하는 일만이 남아 있고, 그간 그래왔던 것처럼 우리 국민은 한-미 자유무역협정이라는 도전을 멋진 기회를 만들 것으로 확신한다.

우리정부는 국민과 기업들 모두가 한-미 자유무역협정을 잘 활용 할 수 있도록 최선을 노력을 다 할 것이다.

우선 협정 발효에 따라 한-미간 주요 분야별로 19개의 협의채널을 구성하여 국민과 기업의 불편을 해소하기 위해 미측과 긴밀히 협의해 나갈 예정이다.

또한 FTA 닥터(수출중소기업 무료 컨설팅), FTA-PASS(중소기업 원산지관리 프로그램), FTA 활용지원센터(주요 광역시도에 설치) 등을 통해 자유무역협정 활용도 제고를 위해서도 힘쓸 계획이다.

한-미 자유무역협정이 발효되는 이 순간부터는 소모적인 공방보다는 여러 부문간에 건전한 소통이 많아지기를 희망한다. 다시 한 번 한-미 자유무역협정이 대한민국과 우리국민 모두에게 새로운 시작과 도전의 기회로 자리하기를 진심으로 바란다.

 최동규 외교통상부 자유무역정책국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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