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바마·후진타오·메드베데프·노다 등 4강 정상 전원 서울에

2012 서울 핵안보정상회의는 53개국과 4개 국제기구가 참여하는 대규모 외교 이벤트다. 대부분 국가들의 정상들이 우리나라를 방문할 것으로 예상된다. 2년 전 서울 G20 정상회의 때보다 갑절이나 많은 규모다. 이명박 대통령과 각국 정상들의 양자회담도 잇달아 열릴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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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핵안보정상회의에는 53개국이 참여한다. 대부분의 정상들이 방한할 것으로 기대된다.

가장 관심을 끄는 대목은 역시 미국과 중국, 러시아, 일본 등 한반도를 둘러싸고 있는 ‘4강’ 정상들의 방한 여부다.
 
북한의 핵 문제가 아직 풀리지 않은 상황이어서 4강 정상들의 만남은 그 자체로 큰 의미가 있다.
 
이번 정상회의에는 미국의 버락 오바마 대통령, 중국의 후진타오 주석, 러시아의 드미트리 메드베데프 대통령, 일본의 노다 요시히코 총리 등 4강의 정상들이 모두 참석하기로 했다.

독일의 앙겔라 메르켈 총리와 영국의 데이비드 캐머런 총리, 프랑스의 사르코지 대통령 등은 국내 정치 일정 등의 사정으로 참석이 어려워 관계부처 장관 등이 대신 참석할 예정이다.

오바마 대통령의 참석은 처음부터 기정사실화된 것이었다. 핵안보정상회의를 발의한 당사자이기 때문이다.
 
오바마 대통령은 2009년 4월 ‘핵무기 없는 세상’이라는 비전을 발표하며 핵안보정상회의를 제안했고 이듬해인 2010년 1차 정상회의가 워싱턴에서 개최됐다. ‘핵무기 없는 세상’은 오바마 대통령이 대학 시절부터 간직하고 있는 ‘꿈’으로 알려져 있다.

북핵문제 답보상태서 4강 정상 만남은 큰 의미

오바마 대통령은 핵안보정상회의와 별개로 ‘핵무기 없는 세상’을 위해 러시아와 핵무기 감축 협상을 재개했다.
 
그 결과 오바마 대통령과 메드베데프 러시아 대통령은 2010년 4월 ‘새 전략무기감축협정(START)’을 맺고 양국의 전략 핵무기 수를 2천2백기에서 각각 1천5백50기로 감축하기로 했다.

후진타오 중국 국가주석도 참석한다. 중국 정부는 후 주석의 불참설이 돌기도 했지만 낭설일 뿐이라고 밝혔다.
 
2010년 워싱턴에서 개최된 1차 핵안보정상회의에서 후 주석은 중국 국가 지도자 최초로 다자회의에서 핵안보에 대한 중국의 입장을 발표해 전 세계의 이목을 집중시킨 바 있다.

이 자리에서 후 주석은 개발도상국의 핵안전 능력 향상을 위해 국제사회의 지원이 확대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핵무기 사용에 대한 입장도 밝혔다. 후 주석은 “중국은 핵무기의 확산을 결연히 반대하며 국제사회의 핵안전 강화 노력을 적극 지지하며 각국의 평화적 핵이용에 관한 권리 보장도 지지한다”고 강조했다.

중국은 지난해 미국과 핵안전협력협정을 체결하고 핵안보센터를 설립하기로 했다. 핵안보센터는 핵안보와 핵시설에 대한 물리적 방호와 핵테러를 예방하기 위한 교육훈련을 목적으로 한다.
 
중국이 자본을 대고 미국은 핵 재해와 테러리즘에 대처하는 공동훈련과 핵탐지 기술을 제공하기로 했다.
 
양국은 아시아의 다른 나라에 핵안전센터를 설립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명박 대통령과 양자회담도 마련된다. 최근 문제가 불거지고 있는 우리나라와 중국의 ‘배타적경제수역(EZZ)’ 협상의 물꼬를 틀지 관심을 모은다.
 
EZZ 협상은 최근 중국이 이어도에 대한 관할권을 주장하면서 초미의 관심사로 떠올랐다. 1996년 이후 지금까지 16차례나 협상을 진행했지만 합의를 도출하는 데에는 실패했다.

노다 총리, “일본 원전 사고 경험 공유”

이번 정상회의에서는 ‘핵안전’ 문제도 논의된다. 지난해 발생한 일본의 대지진과 후쿠시마 원자력발전소 사태로 전 세계적인 이슈로 등장한 원전의 안전 문제에 대응하자는 취지다.

일본의 노다 요시히코 총리는 일본의 경험을 바탕으로 ‘핵안전’에 대한 문제를 제기할 것으로 예상된다.
 
노다 총리는 최근 동일본대지진 1주년을 맞아 가진 특별 기자회견에서 “핵안보정상회의에는 주요국 정상들이 참석하는 만큼 꼭 그 자리에 가서 일본의 원전 사고 훈련과 반성 등 일본 입장에서 발언할 것이 많다”며 “2012 서울핵안보정상회의에 참석할 것”이라고 밝혔다.

러시아의 드미트리 메드베데프 대통령도 방한한다. 메드베데프 대통령은 이명박 대통령과 양자회담도 가질 계획이다. 양 정상의 회담은 지난해 11월 이 대통령의 방러에 이어 약 5개월 만이다.

여성 총리 태국 잉락, 호주 길라드도 참석

여성 지도자들도 우리나라를 찾는다. 태국의 잉락 친나왓 총리와 호주의 줄리아 길라드 총리 등 5~6명의 여성 정상들이 참석할 것으로 예상된다.

잉락 총리는 탁신 전 총리의 동생으로 지난해 태국 최초의 여성총리로 선출됐다. 정계 입문 2개월 만에 최고의 자리에 올라 ‘신데렐라’로도 불렸다. 정치 경력은 짧지만 도시 빈민층과 농민들의 전폭적인 지지를 받고 있다.

길라드 호주 총리는 지난 2월 집권 노동당 대표 경선에서 경쟁자를 큰 표차로 따돌리며 재신임을 받았다.
 
반기문 유엔(UN) 사무총장 등 국제기구의 수장들도 방한한다.
 
이번 정상회의에는 유엔과 국제원자력기구(IAEA), 국제형사경찰기구(Interpol), 유럽연합(EU) 4개 국제기구에서 5명의 정상급 인사들이 참석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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