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는 물가가 안정될 때까지 공공요금 인상시기를 늦추고 병행수입 활성화를 통해 독점 수입품 가격 인하를 꾀하기로 했다.

내년 대입전형료도 5%까지 인하하는 방안이 추진된다.

박재완 기획재정부 장관은 6일 물가관계장관회의를 열고 “정부는 석유·통신·제당 등 서민생활과 밀접한 독과점 시장에 대해서 경쟁 촉진자로서의 역할을 수행해 나가겠다”며 이같이 밝혔다.

박 장관은 또 “정부의 알뜰 주유소 정책, aT공사의 설탕 직수입 등 정부 정책의 효과에 대해 일부 비판의 목소리가 있는 것으로 알지만 국내 독과점 시장은 경쟁 부재로 인해 물가의 하방경직성 등을 야기하고 소비자후생을 감소시킨다”고 지적했다.

우선 정부가 관리중인 15개 공공요금에 대해서는 총선이 끝난 후에도 가격인상시기를 최대한 늦추기로 했다.

품목은 우편요금, 열차요금, 시외버스, 도로통행료, 고속버스, 국제항공 인가노선(일부), 일반전화료, 이동전화료, 스마트폰 이용료, 인터넷 이용료, TV수신료, 방송수신료, 국공립 등록금 납입금, 요양시설이용, 행정수수료 등이다.

정부는 시내버스요금 등 지방자치단체가 관리 중인 공공요금에 대해서도 인상시기를 늦춰줄 것을 요청할 계획이다.

성창훈 기획재정부 물가정책국 과장은 “물가가 2%대에서 안정적으로 머물 때까지 인상 폭을 최대한 줄이는 것이 목표”라고 설명했다.

정부는 또 병행수입 활성화를 통해 독점 수입 구조를 가진 의류·화장품 등의 수입물가를 낮춘다는 방침이다.

병행수입은 독점판매권을 가진 업체 이외의 다른 업체가 해외 본사가 아닌 제3의 루트로 수입하는 것을 말한다.

정부는 병행수입업체의 부담을 줄여주기 위해 현재 과세가격의 150%인 통관담보금을 낮출 계획이다. 또 병행수입품과 일반수입품의 가격·품질 비교정보를 제공하고 통관 보류 해제의 심사기간도 15일에서 10일로 단축한다.

박 장관은 “병행수입은 외국의 의류·잡화·화장품 등을 15~50% 저렴하게 공급하고 경쟁을 촉진해 물가안정에 기여한다”면서 “특히 대규모 유통업체에서 병행수입을 추진하고 있어 병행수입 활성화에 긍정적인 영향이 기대된다”고 말했다.

이어 “정부는 상표권 보호를 저해하지 않는 범위에서 병행수입을 활성화해 소비자 선택권 확대와 물가 안정을 도모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내년 대입전형료도 5%까지 낮춘다는 계획이다. 박 장관은 “국립대학의 대입전형료를 5% 수준으로 인하하고 사립대 역시 국립대 수준으로 인하하는 방안을 추진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를 위해 수시모집 지원 횟수는 6회로 제한되고, 전형과정도 간소화시킨다. 2012년 주요 35개 대학의 평균 수시 전형료는 5만8371원, 평균 정시 전형료는 3만9167원이었다.

한편 박 장관은 지난달 물가상승률이 19개월만에 2%대로 내려온 것에 대해 “신선식품과 농산물, 석유제품 가격 상승세가 지속되는 등 국민 생활과 밀접한 물가는 여전히 높은 상황이어서 향후 물가여건도 만만치 않다”고 경계감을 늦추지 않았다.

또 “여전히 높은 기대인플레이션, 원유 등 국제원자재 가격의 불안정성, 가공식품·공공요금 등을 중심으로 한 가격 인상 요구 가능성 등 불안요인이 잠재돼 있는 상황”이라며 “정부는 물가안정기조가 정착될 때까지 유가·농산물·공공요금 등 서민생활 밀접 품목에 정책 노력을 집중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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