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통합당이 4ㆍ11 총선에서 사실상 패배하면서 선거를 진두지휘했던 한명숙 대표의 거취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선거 초반에만 해도 민주당이 원내 제1정당이 된다는 견해가 ‘기정사실’처럼 여겨졌다.

한 대표는 지난 2월 방송기자클럽 토론회에 나와 “과반의석을 획득하고 싶다”고 말하기도 했다.

그러나 선거 결과는 예상밖 패배였다. 새누리당은 과반을 넘는 152석을 확보했고, 원내 제1당 등극이 확실해 보이던 민주당은 127석을 얻는데 그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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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천 과정에서 불거진 친노ㆍ486 특혜와 구(舊)민주계 학살 논란, 도덕성 후퇴 논란, 모바일경선과 야권 단일후보 경선 과정에서 불거진 부정선거 논란 등이 승리의 발목을 잡은 것으로 풀이된다.

특히 김용민 후보의 ‘막말ㆍ저질발언 파문’이 터졌을 때 당 지도부가 보여준 우유부단한 모습은 선거 패배에 결정적 요인으로 작용했다.

상황이 이렇다보니 원내 제1당이 될 수 있는 ‘천재일우의 기회’를 살리지 못한 것에 대한 책임론은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당 안팎에서는 이미 자성론이 줄을 잇고 있다.

박지원 최고위원은 트위터에서 “국민은 준비되었건만 민주당은 요행을 바랐다”, “사실상 패배에 대해 사과드리며 제 입장을 조속한 시일 안에 밝히겠다”고 말했다.

또 이인영 최고위원은 “국민들께 참 죄송하다. 과반수로 총선승리할 수 있는 두번 다시 오기 힘든 기회를 놓쳤다. 분하고 또 분하다”라고 밝혔다.

무엇보다 ‘한명숙 사퇴론’이 고개를 들고 있다.

전남 고흥군ㆍ보성군 출마를 준비했다가 당내 경선에서 떨어진 장성민 전 의원은 “민심이 준 정권교체의 기회를 오만과 자만의 리더십으로 스스로 망쳤다”며 “한 대표는 대표직, 비례대표 후보직을 사퇴하고 정계은퇴를 선언해야 한다”고 밝혔다.

한 대표 역시 최고위원 등 당내 주요 인사들과 거취 문제를 논의하고 있으며 조만간 거취를 포함한 입장을 밝힐 것으로 알려졌다.

한 대표는 전날 오후 6시께 선거상황실을 찾아 당 관계자들을 격려한 뒤 단 한차례도 당사에 나타나지 않았고, 이날 오전 현충원을 찾아 김대중 전 대통령의 묘역을 참배한 자리에서는 방명록에 “국민의 뜻을 무겁게 받아들이겠다”고 적었다.

당 안팎에서는 한 대표가 원내대표 경선 내지 비상대책위원회 구성 등을 통해 신임 지도부를 구성한 뒤 대표직에서 물러나는 방안이 제기되고 있다.

현 상황에서 곧바로 사퇴할 경우 오히려 당내 혼란이 가중될 것이라는 판단으로 보인다.

한 대표의 측근은 “대표 본인도 자신이 이번 선거 결과에 대해 어느 정도 책임을 질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고 인식을 하고 있다”며 “오늘ㆍ내일 사퇴를 한다는 게 능사는 아니다. 그런 것(사퇴)을 포함해 입장을 정리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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