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부종일 기자
한국씨티은행은 최근 전산시스템 개선을 위해 5월 둘째주 주말동안 금융거래를 일시 중단한다고 발표했다.

이러한 사실이 알려지자 그 배경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통상적으로 금융거래 업무의 일시적 중단은 설, 추석 등 명절 연휴기간이나 고객들의 불편을 최소화할 수 있는 시간에 이루어진다.

하지만 이번 씨티은행의 경우 휴가기간도 아니고 일부 서비스는 오후 9시부터 중단된다. 애써 태연함을 감추고 있지만 타들어 가는 속내가 보인다.

씨티은행 커뮤니케이션부 신현정 과장은 15일 기자와의 전화통화에서 "자세한 내용은 담당자에게 확인해봐야 안다"면서도 "24시간 365일 서비스를 제공하는 차세대시스템 오픈을 위한 것"이라고 말했다.

2000년대부터 본격화된 금융권 차세대시스템 구축은 이미 대다수 은행들이 사업을 완료한 상태다.

그렇다면 왜 씨티은행의 작업이 늦어지고 있는 것일까. IT업계 관계자는 "씨티은행이 사업 초기 하도급을 줄 때 문제가 있었다"며 "(씨티은행은) IT업계에서 '막장'이라고 불리울 만큼 단가를 너무 후려쳐 품질이 안 나오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이는 결국 씨티은행이 내부적으로 투자우선순위에 고객서비스를 후순위에 배정했기 때문에 빚어진 결과라고 볼 수 있다.

씨티은행은 전 세계 100여개 국가에 지점을 운영하는 글로벌 은행이다. 이런 은행이 한국경제 시스템의 고질적인 병폐인 하도급 거래에 혈안이 되어 있는 모습도 별로 보기 좋지 않다.

이제라도 씨티은행이 스스로 말하는 '한 차원 높은 금융서비스'를 제공하고자 한다면 진정성 있는 고객중심경영에 나서야 한다는 목소리에 귀를 기울여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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