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는 6월 9일 민주통합당 전당대회에서 선출되는 차기 당 대표 자리를 놓고 치열한 신경전이 벌써 시작되고 있다.

친노(親盧)·비노(非盧)라는 기본 구도에, 중도그룹의 탈(脫)계파 주장이 교직되면서 양상이 복잡해지고 있다.

이번 당 대표는 민주당 대선 후보 선출 및 야권 후보 단일화 과정을 관리해야 하고, 대선 때도 선대위원장을 맡아 선거를 책임져야 할 가능성이 크다.


그 과정에서 온갖 분란이 생길 수밖에 없기 때문에 강력하면서도 협상력이 있는 사람이 대표를 맡아야 한다는 게 민주당 내 중론이다.

최고위원회의

당권을 잡을 경우 대선 후보 경선에서도 유리한 고지를 차지할 수 있다고 보기 때문에 계파 간 후보 경선 전초전의 성격도 보이고 있다.

친노 진영은 지난 1·15 전당대회에서 당권을 잡았고, 19대 국회에는 명실공히 당내 최대 계파로 떠올랐다. 다만 4·11 총선 패배로 적잖은 타격을 입은 상황이다.


친노 진영 후보로는 이해찬 상임고문으로 압축되는 분위기다.

이 고문의 측근은 "당초 생각했던 그림은 아니지만, 정권 창출을 위해 꼭 필요한 일이라면 무슨 일이든 가능성을 열어두고 있다"고 말했다.


이 고문이 선거기획에 강하기 때문에 문재인 상임고문과 보조를 맞출 적임자라는 얘기가 나온다.

그러나 너무 강한 친노 이미지가 부담이고, 비노 진영에 반대 세력이 많다는 점이 단점으로 지적된다.


(왼쪽부터)이해찬, 박지원, 김한길.
비노 그룹은 '친노 심판론'을 은연중에 얘기하고 있다. 책임지고 총선을 치러 실패했으면 책임을 져야 한다는 것이다.
 
비노 계열에서는 박지원 최고위원 쪽으로 힘이 쏠리는 분위기다. 박 위원은 "대선후보와 당 대표를 모두 친노가 먹으려 하지 마라"는 얘기를 하고 있다.
 
호남을 기반으로 손학규·정동영 상임고문, 김두관 경남지사 등과 손을 잡을 수도 있다.
 
그러나 그 역시도 '비노' 이미지만으로는 친노가 주류인 현재 당내 세력구도에서 확장성에 한계가 있어 고민이다.

이런 대립구도의 틈을 파고들고 있는 게 '탈계파' 주장이다.
 
민주당 관계자는 "친노니 비노니 하는 것은 박근혜 새누리당 비대위원장이 '미래 비전'을 피력하고, 안철수 원장이 '상식과 비상식, 미래냐 과거냐'를 이야기하는 상황에서 국민의 삶과 동떨어진 구태정치로 보일 수 있다"고 했다.

싸우는 모습으로 가서는 대선을 해볼 수 없다는 것이고, 그런 맥락에서 계파 색이 없는 사람이 대표를 맡아야 당력을 모으는 데 도움이 된다는 것이다.
 
이 주장이 최근에는 만만치 않은 세를 얻어가고 있는 상황이다.

중도 이미지를 갖고 있는 김한길 당선자가 이런 흐름에 어울리는 것 아니냐고 말하는 사람들이 늘고 있다.
 
또 박영선 전 정책위의장에 대해서도 출마를 요청하는 목소리가 적지 않으나, 본인은 "충전할 때"라는 말만 하고 있다.

이 밖에 이번 선거에서 대거 당선된 486그룹은 일찌감치
우상호 당선자(서울 서대문갑)를 당 대표 후보로 내정한 상태다.
 
3선에 성공한 최재성(남양주갑), 조정식(시흥을) 의원 등의 이름도 오르내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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