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5일 오후 멀티영화관 5곳이 밀집한 전북 전주시 도심 영화의 거리. 민주노총 전주 시내버스 노조원 10여명이 가랑비 속에서 이 같은 구호를 쓴 피켓을 들고 한 극장 옆 계단에 둘러앉아 있었다.

노조원들은 제13회 전주국제영화제 개막(26일)을 하루 앞둔 이 거리에서 '파업 선전전'을 벌이고 있다.

오가는 시민은 마대자루나 비닐 우의를 입고 마스크로 얼굴을 가린 노조원들을 피해 가고 있었다.

또 다른 노조원 20여명은 이곳에서 도심 팔달로 오거리광장까지 아케이드 가로 위를 서성이고 있다. 오거리광장엔 노조원들의 숙소인 대형 천막이 서 있고, 그 주변에 현수막도 어지럽게 붙어 있었다.

민노총 노조원들은 오거리광장에서 지난 19일부터 '노숙 투쟁'을 벌이고 있다.

전주국제영화제 조직위에서 영화제 개막과 함께 이곳을 이벤트 행사장으로 사용하려 했으나 노조가 불법으로 점거한 것이다.

노조원들의 노숙 투쟁과 선전전은 시민과 적지 않은 마찰을 빚고 있다. 마대자루를 뒤집어쓰고 거리를 활보하며, 확성기로 장송곡 등을 틀어대면서 상인들은 영업이 어렵다고 호소한다.

노조원들은 지난 24일 오후 이곳 극장가에 10~20명씩 둘러앉아 막걸리를 마시고 고성방가를 하다가 지나가는 시민에게 폭언을 퍼붓기도 했다.

참다못한 한 극장주는 이들을 경찰에 고발하기도 했다.

그러나 노조원들은 "영화제 전까지 전주시가 파업을 해결하지 못하면 투쟁이 무엇인가 보여줄 것"이라며 벼르고 있다.

전주시와 영화제조직위는 이들의 집단행동이 영화제를 망치지 않을까 노심초사하고 있다.

 노조원들은 전주시청 앞 집회 중 동료 노조원 배변까지 '거사'라고 비호하며 박수를 보냈기 때문이다.

집회 현장에선 "영화제 극장에 뱀과 쥐를 풀어놓겠다"는 협박도 나오고 있다.

영화제조직위는 26일 저녁 개막식이 열리는 한국소리문화의 전당과 영화제 주무대인 '영화의 거리'에 질서 유지 요원들을 배치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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