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경유지공업 등 1천7백억원… 장영신 오너일가 밀어주기(?)

애경그룹의 계열사인 애경유화가 과다한 채무보증(빚을 대신 갚을 수도 있다는 보증)으로 인해 기업부실 위험도가 높다는 지적이 증권가에 나돌고 있어 주목을 모으고 있다.

애경유화는 자체로만 보면 건실한 기업이지만 과다한 관계사에 대한 채무보증이 문제라는 것이다.

애경유화는 2009년 91억원의 손실을 봤지만 2010년 순이익 567억원, 지난해 442억원의 당기순이익을 올렸지만 애경유지공업에 247억원 등 7개의 관계사에 모두 1695억원의 채무보증을 가지고 있다.

특히, 채무보증을 한 관계사 중 애경유지공업은 애경유화가 출자하거나 출자지분을 가진 회사도 아니다.

애경그룹은 공정위 규제대상 대기업 군은 아니지만 2010년 기준으로 총 매출액이 3조9000억원인 중견 그룹이다.

장영신 회장의 아들과 딸 들이 그룹의 주요 계열사 지분과 요직을 거의 독점하고 있다.

애경유지공업 역시 장 회장 등 오너 일가가 지분 100%를 가지고 있는 사기업이다.

애경그룹은 22개 계열사를 가지고 있고 지난 199년 애경유화를 처음으로 상장시켰다. 이 회사는 각종 합성수지를 생산하고 있다.

최근 화학 관련 주식들이 내리막을 걸으면서 애경유화도 지난해에 비해 고전하고 있다. 지난해 5월 5만원을 넘었던 애경유화의 주가는 최근 2만7000원대다.

증권가의 한 애널리스트는 27일 “시가총액이 2400억원인 애경유화의 채무보증 금액으로는 과한 편”이라면서 “채무보증은 우발적 채무위험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기업에는 분명한 부담”이라면서 “특히 애경유화는 장영신 회장 등 오너 일가 등 특정 관계인의 주식 소유는 40.9%”라고 덧붙였다.

애경유화는 일반 국민들이 투자 해 지분 참여를 한 상장사다. 공공성을 띠는 상장사가 2009년 손실 71억원, 2010년 손실 55억원, 지난해 손실 280억원으로 실적이 부진한 애경유지공업을 돕자 “상장사가 오너 경영 방패막이”라는 얘기가 나오고 있는 실정이다.

애경그룹의 과도한 모태기업 애경유지공업 감싸기라는 주장도 일각에서 제기되고 있다.

지난 24일 애경그룹은 애경유화를 사업 부문별 독립경영체제를 도입하기 위해 지주회사 체제로 전환한다고 발표했다.

7월에 주주총회를 열고, 9월까지 관련 작업을 마무리할 계획이다.

한 증권 전문가는 “지주회사 체제가 되면 사업부문은 고스란히 보전한 채 지주사를 통한 추가적인 지분법이익을 얻을 수 있다”면서 “오너 지배력을 강화하거나 경영권 승계를 준비하는데도 유용하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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