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통합당 박지원 최고위원과 이해찬 전 총리가 원내대표와 당대표직을 놓고 서로 지원하기로 한 것을 두고, 당대표에 도전할 것을 검토 중인 김한길 당선자(서울 광진갑)가 27일 다시 한 번 비판의 목소리를 올렸다.

김 당선자는 이날 아침 MBC라디오에 출연해 “총선 패배의 중요한 원인 중 하나가 계파공천에서 비롯됐다”면서 “이것을 극복하기 위해 새로운 지도부를 구성하려는데 당대표와 원내대표란 가장 높은 자리 둘을 계파 간에 밀실합의로 또 나눠서 갖겠다는 것은 참으로 구시대적인 발상”이라고 말했다.

친노 진영의 대부격인 이 전 총리가 당대표직에 도전할 뜻을 갖고 경쟁자로 점쳐졌던 비노 호남·구민주 진영의 박 최고위원을 원내대표 출마로 선회시킨 일을 지적한 것이다.

김 당선자는 ‘이 전 총리측이 당선자 50명에게 전화를 돌려 동의를 얻었다는 말이 있다’는 질문에 “참 이상하다”며 “저도 여러 분하고 통화했는데… 이것은 말이 안 된다, 하는 것이 저하고 통화한 모든 의원들의 얘기”라고 했다.

또 전당대회가 이해찬·박지원 투톱의 뜻대로 될지 묻자 “우리 당이 갖고 있는 저력이 있다”며 “몇몇 분이 이렇게 한다고 해서 그대로 끌려간다고 생각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김 당선자는 “몇몇이 합의한대로 우리 당 국회의원들이 줄서기를 한다면 국민들의 우리 당을 어떻게 보시겠냐”며 “우리 당의 유력한 대선주자의 하나로 꼽히는 문재인 본부장 같은 분들은 이런 문제에 같이 언급되지 않았으면 하는 것이 제 희망”이라고 했다.

당사자인 박 최고위원은 이날 CBS라디오에 나와 이 같은 반발 기류에 반박했다.

박 최고위원은 “정권교체를 위해서는 민주당의 수위라도 하겠다는 것이 제 심정이었다”면서 “언제까지 친노·비노, 호남·비호남 이 구도로 가서 국민들에게 눈을 찌푸리게 하는 일을 계속할 것인가란 결론을 내려 원내대표 경선에 출마했다”고 말했다.

손학규 전 대표측과 손잡고 비노 진영을 연합할 것이란 전망이 있었다고 묻자 박 최고위원은 “손과 악수했지만 손 잡지 않았고, 문(재인) 만났지만 문 열고 들어가지 않았다”고 답했다.

그는 대선 후보로 문재인 상임고문을 지지하는지 묻자 “(이 전 총리와) 어떤 경우에도 정권 교체에 포커스 맞추고 제일 좋은 후보를 당내에서 선출하고 그 후보가 그래도 되지 않는다고 하면 안철수 후보하고도 단일화하자는 데 공감대가 이뤄졌지 어떤 특정 후보를 당내에서 지지하자, 말자는 얘기는 하지 않았다”고 했다.

박 최고위원은 원내대표에 출마하기 전 문재인 고문과도 상의했다며 “(이 전 총리로부터) 이런 제안 받았는데 어떻게 했으면 좋겠는가 했더니 문 고문 역시 ‘굉장히 좋습니다, 그게 얼마나 국민들 보기에 좋겠습니까’하는 그 정도 말씀이었다”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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