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민체전 앞두고, 선수단 3명 숨지고 4명 중경상

화물트럭 운전사가 DMB(디지털멀티미디어방송)를 시청하며 운전하다 훈련 중이던 여자 사이클 선수단을 덮쳐 3명이 숨지고 4명이 중경상을 입는 사고가 났다.

1일 오전 9시 50분께 경북 의성군 단밀면 상주에서 구미로 향하는 낙정리 25번 국도(왕복 4차로)에서 백모(65)씨가 운전하는 25t 화물트럭이 훈련 중이던 상주시청 여자 사이클 선수단을 뒤에서 덮쳤다.

백씨가 몰던 25t 화물트럭은 편도 2차선 직선 오르막 도로에서 앞서 가던 선수단의 스타렉스 훈련차량을 들이받고 100여m를 질주해 2열로 사이클을 타던 선수들까지 그대로 밀고 나갔다. 이 사고로 박은미(25)·이민정(24)·정수정(19) 선수 3명이 그 자리에서 숨지고, 정은송(23)·김선영(20)·장진하(19) 선수 3명과 훈련차량을 몰던 감독 전모(51)씨가 중경상을 입었다.

▲ 1일 경북 의성군 25번 국도에서 25t 화물트럭이 훈련하던 사이클 선수를 덮친 현장을 구미소방서 119구조대가 사고현장을 수습하고 있다. (사진=구미소방서 제공)    
 

경찰에 따르면 백씨는 DMB를 시청하며 운전한 것으로 밝혀졌다. 백씨는 DMB를 보며 운전하다 쿵 소리가 나 사고가 난 줄 알았다며 급하게 핸들을 꺾고 브레이크를 밟았다고 진술했다. 이어 당시 트럭 속도는 시속 70km 정도였다고 말했다. 

하지만 경찰은 사고 현장에 브레이크를 급하게 밟은 후 나타나는 타이어 자국(스키드 마크)이 없는 점을 근거로 DMB에 운전집중력을 잃어 차량을 들이받은 후에 브레이크 대신 가속기를 밟았을 가능성도 조사 중이다.

운전 중 DMB를 시청할 경우 전방 주시율은 50%까지 떨어져 혈중 알코올 농도 0.1%의 만취 상태에서의 전방 주시율인 72%보다도 낮은 것으로 알려졌다.

상주시청은 상주시 문화회관에 합동분향소를 설치하고 이들의 장례를 ‘시청장’으로 치르기로 유족 측과 합의했다. 선수들은 단체상해보험에 가입된 상태라 사망자 1인당 1억원의 보상금이 지급될 것으로 알려졌다.

상주시청 여자 사이클 선수단은 총 7명으로 오는 11일 구미에서 열리는 경북도민체전 사이클 대회 출전을 앞두고 있었다. 이중 이애정(22)선수는 국가대표 상비군 훈련에 참가중이라 사고를 면했다.

2003년 3월에 창단된 상주시청 여자 사이클 선수단은 지난해 국내 4개 대회에서 연속 종합 우승을 차지하고 전국체육대회에서 금메달을 획득하는 등 국내 실업팀 중 최강으로 알려졌다.

경찰은 화물트럭 운전사 백씨에 대한 조사가 끝나는 대로 교통사고처리특례법 위반 등의 혐의로 구속영장을 신청할 방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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