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합진보당이 5일 전국운영위원회를 재개하고 당 비례대표 경선 부정·부실 의혹 사태의 해법을 논의하려했지만 당권파의 농성에 가로막혀 결국 회의를 열지 못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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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합진보당 유시민·심상정·조준호 공동대표와 노회찬·천호선 대변인 등 전국운영위원들은 이날 오후 3시께 회의에 참석하기 위해 국회 의원회관을 찾았지만 출입구를 가로막고 있던 당권파 70여명에 의해 제지당했다.

주사파 계열 대학 총학생회 학생들을 주축으로 한 당권파들은 대화를 시도하려는 유시민·심상정 공동대표 등을 향해 "진실을 밝혀라" "역사가 지켜보고 있다" "비대위는 불법" "조준호 대표를 형사고발하겠다" "진상조사 다시 하라" 등 구호를 외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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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화가 불가능하다고 판단한 운영위원들은 의원회관 앞 벤치로 자리를 옮겨 대책을 논의했다. 이 과정에서도 당권파들은 벤치 주위로 몰려와 구호를 외쳤다. 유시민 공동대표는 운영위원들에게 "지금 회의장에 들어가기가 불가능하다. 저분들이 단순한 의사표시가 아니라 물리적으로 개의를 하지 못하게 하기 위해 오신 것으로 판단된다. 더 실랑이 벌이는 것은 안 좋은 모습이 될 것 같다"며 회의 개최가 불가능하다고 설명했다.

이어 "저분들도 당을 생각해서 그러는 것인데 아무튼 여러 모로 어려운 상황"이라며 "다음 주 중앙위원회를 개최하려면 당규 절차대로 오늘 내에 전자회의로 의결할 수밖에 없다. 중앙당 전자회의 시스템은 가동이 안 된다고 하니 폐쇄형 BBS 카페를 설치한 뒤 운영위원들이 의견을 표명해 의결해야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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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상정 공동대표도 "오늘 밤 자정 이전에 결정해서 내일 당의 방침을 발표하도록 하겠다. 중앙위는 연기될 수도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어제부터 오늘까지 25시간 동안 전국위원님들이 진지하고 책임감 있게 회의에 임해줘 당원 동지들로부터 힘을 얻었다는 격려의 말을 많이 들었다"며 "오늘 매듭이 안 되긴 했지만 운영위원들의 뜻과 헌신은 우리 당을 바로 세우는 데 큰 힘이 될 것"이라고 격려했다.

한편 이날 오전 8시30분께 정회했던 전국운영위는 오후 3시부터 ▲조속한 사태수습 후 5월12일 보고한 뒤 공동대표단 총사퇴 ▲순위경쟁 명부상 비례대표 당선자 및 후보자 총사퇴 ▲선거관리 관련자 전원 당기위원회 회부 ▲비상대책위원회 구성 등을 내용으로 하는 권고안의 채택 여부를 놓고 토론 후 표결을 진행할 예정이었지만 결국 뜻을 이루지 못했다.

앞서 전국운영위는 전날 오후부터 이날 오전 8시30분께까지 약 18시간에 걸쳐 마라톤 토론을 펼쳤지만 당권파와 비당권파의 대립 속에 결론을 내리지 못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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