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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랑스 대선에서 프랑수아 올랑드(57) 사회당 후보에게 패한 니콜라 사르코지 대통령(57)은 1981년 발레리 지스카르 데스탱에 이어 31년 만에 연임에 실패한 대통령이란 불명예 기록을 남기고 역사의 뒤안길로 사라지게 됐다.

사르코지 대통령은 그동안 다른 유럽 10개국의 경제위기 수습 과정에서 좌·우익을 막론하고 불어닥친 '정권심판론'의 희생자가 되지 않겠다며 막판까지 역전을 노렸지만 싸늘한 민심은 그를 외면했다.

프랑스 이민 2세 출신으로는 처음으로 권좌에 오른 사르코지는 '불도저' '스피디 사르코' '젊은 보나파르티즘' 등의 별명들이 말해주듯 카리스마와 추진력을 겸비한 정치인이었다.

프랑스의 유력 정치인들이 밟아온 '그랑제콜-국립행정학교(ENA)'라는 정통 엘리트 코스를 거치지 않고 권좌에 오른 그는 대통령의 꿈을 가진 7세 때부터 자신의 계획을 차곡차곡 이룩해 정상에 오른 끈질긴 노력파였지만, 급진 정책과 직설적 표현으로 반대파도 많았다.

2007년 대통령에 당선된 직후 호화 축하연과 휴가로 삐걱거리기 시작한 그는 2008년 세계 금융위기 이후 정년 연장을 골자로 한 연금개혁 입법과 불법 이민자 단속을 추진하면서 급속도로 지지율이 하락했다.

특히 그는 재임 기간에 국가신용등급이 강등당하고 실업률 추락과 재정·채무위기를 가져온 장본인으로 여겨지면서 프랑스 대통령들 가운데서는 물론이고 유럽 정상들 사이에서도 가장 인기 없는 정상에 오를 정도였다.

그는 떨어진 지지율이 오를 기미를 보이지 않자 지난 1월말 기자들에게 패배 가능성을 언급하면서 "대선에서 지게 되면 정계에서 완전히 은퇴할 것"이라고 밝혔었다.

그러나 이번 대선에서 박빙의 승부로 득표율 차이가 많이 나지 않음에 따라 우파의 수장으로서 또 다른 움직임을 도모할지 모른다는 관측도 있다.

대통령 재임 중 이혼한 사르코지와 결혼해 화제를 뿌리며 일국의 퍼스트레이디가 된 브루니 여사(44)는 지난 2일 TV토론 당시 상당히 초췌한 얼굴로 등장해 관심을 모았다.

물론 수수한 차림을 보여주려는 것이었지만 예전의 매력 넘치는 슈퍼모델 이미지와는 상반된 모습이었다는 것이 언론의 평가였다.

한 프랑스 잡지는 마리 앙투아네트라는 별명까지 얻었던 브루니가 대선 선거운동 기간에 남편에게 가해진 각종 모욕 때문에 스트레스를 너무 받아 작년 말에 낳은 딸 줄리아에게 젖먹이는 일을 중단하고 친구들에게 화를 내기도 했다고 브루니의 근황을 전했다.

가수 출신이기도 한 브루니는 지난해 한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기타와 여행을 가장 그리워했다"며 "차기 퍼스트레이디가 안되면 다시 여행을 즐기겠다"고 말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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