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권파측 폭력 행사로 파행된 중앙위원회의를 속개하기 위한 방안을 논의하기 위해 비당권파측이 13일 인터넷 토론회를 개최했지만 이마저도 당권파의 방해로 제대로 진행되지 못하는 등 파국적 상황이 이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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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앙위 의장인 심상정 공동대표는 이날 오후 부의장인 유시민 공동대표와 함께 중앙위 속개 방안에 대한 중앙위원들 간 토론회를 인터넷으로 진행했다.

두 대표가 사회를 맡고 중앙위원들은 당 홈페이지 게시판에 글을 올리거나 댓글을 달아 의견을 개진했다. 12일 열린 중앙위원회의에서 당권파측 당원들에 의해 폭행을 당한 조준호 공동대표는 병원에 입원해 참석하지 못했다.

당권파측은 이같은 비당권파측의 토론회 진행을 중앙위를 전자회의로 속개하기 위한 과정으로 보고 강하게 반발하고 나섰다.

이날 오전 비당권파측이 '인터넷 토론회를 진행한다'고 기자들에게 공지하자 비당권파측은 곧바로 문자를 통해 "심상정 주재 중앙위 전자회의는 불법이며 원천무효"라고 응수했다.

이어 당권파측 지역구 당선자(김선동 김미희 오병윤 이상규) 명의로 보도자료를 내고 "토론을 하겠다고 하지만, 전자회의 표결로 가기 위한 수순밟기라는 의혹을 지우기 힘들다"고 주장했다.

이같은 주장에 비당권파인 국민참여당계 천호선 대변인은 "토론회는 토론일 뿐 그 자리에서 회의로 전환하지 않는다"고 반박했다.

결국 우여곡절 끝에 원래 예정시간(오후 2시)보다 30분 늦게 토론회가 시작됐고, 토론이 진행된 당 홈페이지에는 당원과 취재진 등 4000여명 이상이 몰려 성황을 이뤘다.

유시민 공동대표는 이 자리에서 "혼란을 빨리 수습하지 않고 비상대책위원회가 들어서지 못하면 이정희 공동대표도 사퇴했기 때문에 당의 대표단이 없어지는 상황이 된다"며 "무슨 일이 있더라도 중앙위를 마치도록 하는 것이 저희의 소임이라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심상정 공동대표는 "중앙위를 속개할 방법에 대해 최소한 중앙위원들의 의견을 듣고 최종결정해야겠다"며 "폭력사태를 재연하는 중앙위 속개는 해서는 안되는데, 그걸 방지하기 위한 지혜로운 방안을 내달라"고 토론회의 취지를 설명했다.

심 대표는 당 대표 사퇴 의사를 밝힌 상황에서 의장직을 수행할 자격이 없다는 일부 비판론에 대해 "제 얘기는 공동대표로서 의장직을 수행하는게 마지막 소임이라고 한 것"이라며 "중앙위를 최종적으로 마무리하는데까지 임무를 다하고 이후에 공동대표를 사임하겠다"고 밝혔다.

전자투표 도입 가능성과 관련해서는 "지금 인터넷 투표를 위한 기술적 요건과 시스템을 검토 중"이라며 "중앙위 속개를 전자 투표로 할 경우 투표 시간이 공지되는데, 투표를 시작할 때 동시에 중앙위원 여러분이 참석할 수 있다면 이런 방법을 검토해 볼 수 있을 거라 본다"고 전망했다.

강기갑 의원을 위원장으로 하는 혁신 비상대책위원회 구성과 관련해서는 "공동대표 사임에 따른 불가피한 조치로, (비대위 체제 전환은) 4명의 공동대표 사이에 이견이 없었다"며 "다만 가급적이면 합의 추대 방식이 바람직하다. 현실적으로 비상시기를 잘 이끌어갈 비대위원장으로는 강 의원 외에는 없었다"고 주장했다.

한편 2시간 가량 회의가 진행될 무렵 당권파측 장원섭 사무총장은 "현재 진행되고 있는 토론회는 중앙당 시스템을 사용하고 있으나 사무총국에 공식적인 통보나 협조 요청 없이 진행되고 있는 사적행위에 불과하다"며 회의에 당 시스템 사용을 불허하겠다는 방침을 통보, 당원들의 반발을 샀다.

그는 "중앙위 관련 토론회를 개최하고자 한다면 정식으로 사무총국의 협조를 얻어야 한다"며 "전직 대표들의 삶은 존중되어야 하나 이제는 당 대표직을 사임하여 평당원으로 돌아갔으므로 당 시스템을 개별적으로 점유할 지도집행권을 갖고 있지 못하다"고 '자격론'까지 들고 나왔다.

장 총장이 결국 홈페이지 서버 접속을 끊음으로써 토론회는 시작 2시간 만인 오후 4시30분 종료됐다. 심 대표는 "지금 사무총장으로서 권한을 말씀하실 자격이 없다. 자중해달라"고 했고, 유 대표도 "이것을 인정하지 않은 사무총장, 반드시 언젠가는 책임이 뒤따를 것"이라고 지적했다.

한편 심 대표는 유 대표와 함께 토론회 후 국회 당 의정지원단에서 기자간담회를 갖고 정회된 중앙위의 계류 안건에 대해 "오늘 오후 8시부터 내일 오전 10시까지 전자투표 방식으로 남아 있는 안건 2,3,4호를 결정할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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