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과 중국이 14일 베이징(北京)에서 자유무역협정(FTA) 1차 협상을 열고 FTA 체결을 향한 첫발을 내디뎠다.

지난 2일 한중 양국의 통상 장관이 협상 개시에 합의하고 나서 12일 만에 열렸다는 점에서 협상에 대한 양측의 강한 의지를 엿볼 수 있다.

이날 회의는 협상을 개시하는 자리라는 점에서 양국의 협상 실무진이 모두 참석해 협상운영세칙 논의에 초점을 모았다. 우리 쪽에서는 최석영 외교통상부 FTA 교섭대표를 수석대표로 기획재정부, 지식경제부, 농식품부의 당국자들이 참석했다. 중국 쪽에서도 위지앤화(兪建華) 상무부 부장조리(차관보급)를 수석대표로 관련 부처 고위 공무원들이 나왔다.

최석영 대표는 이날 브리핑에서 “1차 협상은 매우 우호적인 분위기에서 진행됐다”며 “오늘 협상은 본경기를 하기 전에 하는 준비운동 정도”라고 비유했다.

가장 눈에 띄는 합의는 ’협상운영세칙(Terms of Reference)’을 확정한 점이다.

이는 말 그대로 협상의 원칙, 협정의 대상, 단계별 협상 방식 등의 협상 구조, 협상의 조직, 상품ㆍ서비스ㆍ투자 분야 협상지침의 골격, 한반도 역외가공지역, 여타 협상에 필요한 행정사항 등을 담은 것이다. 다시 말해 협상을 추진하는 기본지침인 셈이다. 협상운영세칙은 협정 발효 이후에도 3년간 대외비로 취급된다.

양국은 포괄적인 FTA 추진, 실질적인 자유화, 세계무역기구(WTO) 규범과의 정합성, 민감분야의 고려, 지속 가능한 개발 등 한중 양국이 FTA 산관학 공동연구에서 도출했던 내용을 협상의 원칙으로 확정했다.

협상의 대상 범위와 관련해서도 기본적인 의견교환이 있었으나 추가 협의를 통해 결정하기로 했다.

양국은 1단계에서 협상분야에 대한 분야별 지침(모댈러티ㆍModality) 협상을 하고, 여기에서 합의된 것으로 바탕으로 2단계 협상에서 협정 문안과 양허 협상을 본격적으로 진행하기로 의견을 모았다.

양국은 아울러 상품ㆍ서비스ㆍ투자 분야의 분야별 협상지침에 관한 기본골격을 정한 것으로 알려졌다.

또하나 눈에 띄는 대목은 양국이 무역협상위원회(TNC) 구성에 합의한 점이다. TNC는 협상 전반을 총괄 조정하게 되며 최석영 교섭대표와 위지앤화 부장조리가 공동 대표를 맡게 된다. 양국은 협상 진행과정에서 필요에 따라 TNC 산하에 소위원회 또는 작업반을 설치할 예정이다.

한중 양국은 또 앞으로 협상 일정과 관련해 대략 2개월을 주기로 협상을 개최하기로 했다. 2차 협상은 한국에서 7월 초에 개최하기로 잠정 결정했다. 연말까지 한중 간에 서너 차례 협상이 열릴 것으로 예상된다.

양국은 2차 협상 개최 전까지 관련 통계와 정보를 교환하고 분석한다는 계획이다.

특히 관세율과 교역 통계는 상품분야의 분야별 협상지침 작성의 기초자료가 된다는 점에서 매우 중요하다. 아울러 서비스ㆍ투자 등의 분야와 관련해서도 양국이 법제도와 규정을 교환하게 된다.

우리 측은 1차 협상이 종료된 만큼 관련부처, 관련 업계와의 의견수렴 작업에 본격적으로 착수해 다음 협상에 대비한다는 방침이다.


저작권자 © 중앙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