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권파지지 당원, 전신 50%에 3도 화상 입어


통합진보당 내분 사태가 당권파 지지 당원의 분신 시도로까지 이어졌다.

경찰에 따르면 14일 오후 6시15분께 서울시 동작구 대방동 통합진보당사 건물 앞에서 통합진보당 당원인 박영재(44)씨가 온몸에 휘발유를 뿌리고 불을 붙였다. 근처 주차장 경비원이 다급하게 소화기로 불을 껐고, 박씨는 인근 한강성심병원으로 후송됐다. 박씨는 전신 50%에 3도 화상을 입고 수술을 받았으나, 호흡기가 손상돼 아직 상태를 지켜봐야 하는 상황으로 알려졌다.

분신 목격자들에 따르면 박씨는 욕설과 함께 “X같아서 못살겠네”라며 “중앙위 전자투표 결정은 무효”라고 외치며 몸에 불을 붙였다고 전해졌다. 또 다른 목격자는 “큰 소리가 나서 쳐다봤는데 주차장에서 누군가 박씨의 몸에 다급하게 소화기로 불을 끄고 있었다”고 말했다.

박씨가 분신한 14일 오전은 통합진보당 비당권파 공동대표단이 이전과 같은 폭력사태를 피해 중앙위원회 전자투표를 열고 비례대표 경쟁명부 후보 14명의 총사퇴 결의안을 통과시킨 시점이다.

박씨는 ‘경기동부연합’으로 지칭되는 통합진보당 당권파 지지자로, 수원지역의 당원으로 알려졌다. 지난 12일 일산 킨텍스에서 열린 당 중앙위원회 현장에서는 비당권파 공동대표들의 의사진행에 불만을 갖고 당권파 당원 200여명과 함께 단상으로 돌진해 당시 조준호 공동대표의 멱살도 잡았었다.

이날 박씨의 분신 소식이 알려지자 비상대책위원장으로 지명된 강기갑 의원과 김선동·김재연·이상규·김미희 당선자 등 당권파 인사들이 병원을 찾았다.

강 위원장은 “가족들께 죄송하다. 뭐라 위로의 말씀을 드려야 할지 모르겠다”며 “하루빨리 나아 다시 함께 당 활동을 할 수 있기를 두 손 모아 기도한다”고 말했다.

통합진보당은 지난 2일 총선 비례대표 부정선서 진상조사 결과가 발표된 이후 당권파와 비당권파로 갈라져 갈등과 대립을 이어왔다. 부정선거 파문에 따른 경선 비례대표 후보 총사퇴를 외치던 당의 공식 의결을 당권파 측 당선자들은 의결조차 거부하며 폭력사태까지 야기해 파장이 계속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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