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노총이 통합진보당에 대해 지지 철회를 하기로 사실상 방침을 정한 가운데 집단 탈당이나 새 정당 창당까지 선언할지에 대해 관심이 쏠리고 있다.

민노총은 17일 오후 김영훈 위원장 등 간부들과 지역본부장, 산하 연맹 위원장 등 50여명의 중앙위원이 참석한 가운데 중앙집행위원회를 열어 진보당에 대한 최종 입장을 결정한다. 민노총은 이 회의에서 진보당의 비례대표 경선 후보 사퇴문제와 진보당에 대한 지지 철회 여부, 진보당이 구성한 비상대책위원회에 참여할지 여부 등을 논의한다.



민노총은 이날 진보당에 대한 지지 철회를 공식 선언할 가능성이 크다. 민노총 관계자는 "최근 일어난 진보당 폭력사건 외에 민노총이 진보당 비례대표 후보들에 대해 사퇴를 공식 요구했음에도 이석기·김재연 당선자가 이를 묵살하고 의원 등록까지 마친 사실이 드러나자 내부 분위기는 더 나빠졌다"고 말했다.

그러나 진보당에 대한 지지 철회가 곧바로 집단 탈당이나 새로운 정당을 만들겠다고 이어질지는 지켜봐야 한다. 민노총 관계자는 "민노총이 집단 탈당한다면 진보당 당권파들이 당을 장악해 국고보조금 등을 자신들 마음대로 쓰게 되는 상황이 온다"며 "민노총은 당권파들이 원하는 상황을 만들어주지는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민노총 내부에선 반대로 진보당에 대거 입당해 주도적으로 개입하는 방안도 검토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노동계 관계자는 "민노총이 당에 본격 개입했는데도 당권파가 물러나지 않을 경우 올 수 있는 최악의 상황을 걱정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한편 김영훈 민노총 위원장은 이날 서울 중구 정동 민주노총을 찾아온 강기갑 진보당 비대위원장에게 "솔직히 절망스럽다"고 했다. 그는 "노동자들의 대표가 국민들이 보는 앞에서 집단 폭행을 당했다"며 "비대위는 '봉합 비대위'가 아니며, 말 그대로 '가죽을 새롭게 한다'는 각오로 임해야 할 것"이라고 했다.

강기갑 위원장은 "가죽 아닌 내장이라도 끄집어내고 심장이라도 곪은 데가 있다면 도려내도록 하겠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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