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비스 산업 고용 크게 늘어… IT 결합한 제조업도 젊은 일손 필요

경남 창원에 위치한 자동차용 ‘조인트’ 전문 생산 기업 S사는 2012년 상반기에 사상 최대 규모의 신입 및 경력 사원을 채용했다.

한·미 FTA 발효를 계기로 국내 완성차 업계에 납품이 크게 늘고 미국 시장에 OEM 수출 기반도 확대될 것으로 전망하기 때문이다.

이 회사의 구인 정책은 지난해 하반기부터 본격화되기 시작했다.

전국 각지의 채용 박람회, 회사 설명회에서 월 2회 이상 리크루팅 활동을 활발히 추진했다.

올봄 입사한 신입 및 경력 사원들은 4주간의 오리엔테이션 기간 동안 회사의 비전과 조직 문화를 익히고 한·미 FTA에 관련해서도 전문 강사의 특강을 들었다.

한·미 FTA 중장기 효과로 가장 두드러진 것은 신규 고용 창출이다. 사진은 채용박람회에서 구직자들이 면접 순서를 기다리고 있는 모습(사진=FTA 국내대책위원회)
한·미 FTA 중장기 효과로 가장 두드러진 것은 신규 고용 창출이다. 사진은 채용박람회에서 구직자들이 면접 순서를 기다리고 있는 모습(사진=FTA 국내대책위원회)

스마트폰 애플리케이션(응용 프로그램) 등을 개발·공급하는 서울 소재 P사는 지난해 초 94명이던 직원 수를 2012년 4월 현재 138명으로 50% 가까이 늘렸다.

1998년 설립 후 웹사이트 구축을 주로 하다가 2~3년 전부터 활황인 스마트폰·태블릿 PC 쪽 프로그램 개발에 비중을 키운 덕분이다.

한·미 FTA, 한·EU FTA 발효로 지적 재산권 보호가더욱 확실해졌고, 미국과 EU 등 선진국 시장에서의 프로그램 수출에 탄력이 붙은 것도 신규 고용을 늘리는 데 큰 역할을 했다.

스마트폰으로 피부 수분을 측정할 수 있는 액세서리와 애플리케이션을 개발한 A사는 올초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린 국제 전자제품 박람회에 출품해 바이어들의 큰 관심을 끌며 수출 계약을 따냈다.

디자인부터 프로그램 개발까지 숙련된 인력이 많이 필요해 사업이 크는 만큼 고용이 늘고 있다.

같은 박람회에서 스마트폰용 사진 인화기를 미국 전자제품 유통업체에 60만 대, 420만 달러 상당을 공급하기로 계약한 또 다른 P사도 한·미 FTA 효과를 톡톡히 보며 젊고 유능한 기술 인력 보강을 서두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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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소프트웨어저작권협회 김은현 상근 부회장은 “우리나라 소프트웨어 불법 복제율을 40% 정도로 본다. 이것이 10%포인트만 떨어져도 일자리가 1만 개 늘어난다”고 말했다.

한·미 FTA로 강화된 지적 재산권 보호 트렌드를 우리의 소프트웨어 산업 진흥의 계기로 삼아야 한다는 지적이다.

경기개발연구원 이상훈 연구위원은 “법률·회계·세무와 같은 고부가 가치 서비스의 국내 진입 장벽을 완화하면 관련 비즈니스의 경쟁력을 높이고 일자리를 많이 만들어낼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설비 자동화 등으로 제조업의 전반적인 고용 창출 능력이 떨어진 건 사실이지만 서비스 산업과 연계하거나, IT를 접목함으로써 간접적인 고용 창출 효과를 내는 기업도 많다.

삼성경제연구소의 손민중 수석연구원은 “전통 제조업에는 임금이 괜찮은 일자리가 상대적으로 많고,

특히 한·미 FTA를 계기로 고용 유발 효과가 큰 부품·식음료·섬유패션 등의 업종은 집중 육성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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