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미희·이상규 등 1억 이상… 진보당 51명 중 20명이 거래, 수도권·호남 출마자에 집중

통합진보당의 지난 4·11 총선 출마자 51명 가운데 20명이 이석기 비례대표 당선자가 운영하는 선거기획사 'CN커뮤니케이션즈(옛 CNP전략그룹)'에 일감을 줬고 그 총액이 12억원이 넘는 것으로

21일 중앙선관위가 공개한 '4·11총선 지역구 후보자 수입·지출명세서'를 통해 드러났다.
이 당선자는 구당권파인 '경기동부연합'의 핵심 실세이다.

◇진보당 후보들의 일감 몰아주기

경기 성남 중원의 김미희 당선자는 지난 총선 선거비용 1억8775만원 가운데 63%가 넘는 1억1892만원을 CN커뮤니케이션즈에 지출했다고 신고했다.

김 당선자는 이석기씨와 함께 진보당 구(舊)당권파의 핵심인 경기동부연합 인사로 알려져 있다.

김 당선자는 명함, 선거공보물, 의상, 어깨띠, 현수막, 전화홍보시스템 일체를 이씨 회사에 맡겼다.

그 가운데 유세차, 동영상, 로고송 비용 5992만원은 아직 미지급된 상태였다.

역시 경기동부연합 출신인 이상규(서울 관악을), 김선동(전남 순천·곡성) 당선자는 각각 1억1792만원(총 선거비용 1억8809만원), 3900만원(〃 2억5699만원)을 CN커뮤니케이션즈에 지출한 것으로 나타났다.

진보당의 전 사무총장으로 광주 광산갑에 출마했던 장원섭 후보는 선거홍보와 관련해 9663만원어치의 일감을 CN커뮤니케이션즈에 맡겼다.
 
장 후보도 경기동부연합의 핵심으로 분류된다.

지역적으로는 수도권과 호남에 주로 집중됐다.
국민참여당 출신으로 서울 은평을에 출마했던 천호선 후보는 유세차를 빌리면서 2700만원을 지불했고,
조성찬(안산 단원갑)·엄태준(이천) 후보도 이씨 회사와 거래를 했다.

광주에선 오병윤(서구을) 당선자, 윤민호(북구을)·황차은(광산을) 후보가 2000만~7000만여원을 지불했다.
 
광주 동구의 김관희 후보는 유세차·로고송 비용 3107만원을 이씨 회사에 미지급했다고 신고하기도 했다.
 
이 밖에도 대전 대덕의 김창근 후보가 1억1057만원을, 충남 홍성·예산의 김영호 후보가 9177만원을 CN커뮤니케이션즈에 지출했다.

반면 그동안 경기동부연합으로 대표되는 NL(민족해방·범주체사상)계와 대립해 온 PD(민중민주)계의 노회찬(서울 노원병)·심상정(고양 덕양갑) 당선자는 다른 회사에 홍보를 맡긴 것으로 나타났다. 부산·인천·울산·강원에 출마한 8명은 이씨 회사와 거래한 내역이 없었다.

◇선거 때가 대목인 이석기씨

CN커뮤니케이션즈는 경기동부연합 출신 인사들이 운영하는 사업체 가운데 가장 규모가 큰 곳이다. 이는 경기동부연합의 '돈줄'로 불리는 이석기씨가 2005년 2월 자본금 4억원으로 설립한 회사로, 작년까지 120억원의 매출을 올렸다. 이씨는 CN커뮤니케이션의 지분을 거의 100% 소유하고 있다.

여론조사업체인 사회동향연구소를 계열사로 거느리고 있는 이 회사는 2008년 영화제작, 2010년 홍보기획업 등으로 사업을 확장했으며 2011년부터는 통신판매·전자상거래업을 사업목적에 추가했다.

그동안 이 회사 매출의 상당 부분은 진보당의 선거기획·홍보뿐만 아니라 한국대학생연합 소속 대학 총학생회의 선거홍보와 학내행사와 관련해 올린 것이었다. 이번 총선에서도 진보당 후보들은'일감 몰아주기'를 했고 이씨는 짭짤한 수입을 챙긴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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