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통령소속 국가정보화전략위원회(박정호 위원장)는 22일 정보통신기술(ICT) 정책과 관련, "일부 규제로 국내 기업에 역차별이 발생하는 부분을 해소하고자 `ICT규제 최소국가'를 지향하도록 정책 기조를 전환해달라"고 이명박 대통령에게 건의했다.

이명박 대통령이 22일 청와대에서 열린 국가정보화전략위원회 안건보고에서 보고를 받고 있다.

정보화전략위는 이날 청와대에서 열린 보고대회에서 세계 ICT 생태계가 구글, 애플, 아마존, 페이스북 등 글로벌 플랫폼을 중심으로 급격하게 재편되고 있다는 점을 지적하면서 이같이 제안했다.

정보화전략위는 구체적으로 ▲제한적 본인확인제 개선 ▲게임산업 관련 규제 재검토 ▲클라우드 컴퓨팅 관련 기존 법령간 충돌 해소 등을 요구했다.

이명박 대통령이 22일 청와대에서 열린 국가정보화전략위원회 안건보고에서 보고를 받고 있다.

그러나 온라인 게임, 포털, SNS(소셜네트워크서비스), 휴대전화 등이 아동과 청소년들에게 미치는 부작용도 크다는 점이 속속 입증되면서 필요한 규제는 유지하거나 오히려 강화해야 한다는 지적도 만만치 않아 규제 축소 일변도로 가기는 쉽지 않을 전망이다.

이와 함께 정보화전략위는 ICT 분야 사업자들의 도덕적 해이를 막고 자정 기능을 강화하기 위한 방안으로 `징벌적 손해배상제도'의 도입도 제안했다.

정보화전략위는 또 ICT 인적자원의 경쟁력 강화를 위해 가칭 ICT 인재양성펀드 조성, ICT 분야 병역 혜택 확대 및 취업 지원 강화, 기업 및 대학의 인력 양성 지원 등을 건의했다.

이명박 대통령이 22일 청와대에서 열린 국가정보화전략위원회 안건보고에 앞서 위원들과 환담하고 있다.

이에 대해 이 대통령은 "정부는 ICT 분야에 인재가 모일 수 있도록 환경과 인프라를 만드는 노력을 해야 한다"면서 "지나친 규제는 새로운 분야의 산업 발전에 걸림돌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고 박정하 청와대 대변인이 전했다.

이 대통령은 "ICT 관련 법과 제도가 기술 발전의 속도를 따라가기 힘든 점을 감안해 개선방안을 검토하라"고 당부했다.

이명박 대통령이 22일 청와대에서 열린 국가정보화전략위원회 안건보고에 앞서 위원들과 환담하고 있다.

박정호 정보화전략위원장은 브리핑에서 "글로벌 스탠더드에 맞춰 규제는 완화하는 대신 관리나 처벌은 강화하는 형태로 가자는 것"이라고 말했다.

회의에는 오해석 IT특보, 유명희 청와대 미래전략기획관, 이계철 방송통신위원장과 김성근 중앙대 교수, 김종훈 미국 벨연구소 사장, 조현정 비트컴퓨터 회장 등 국가정보화전략위원 및 민간 전문가 50여명이 참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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