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무현 전 대통령 3주기를 맞은 23일, 경남 김해시 진영읍의 봉하마을 입구부터 추도식이 열린 묘역까지 노 전 대통령을 상징하는 노란색 바람개비가 내걸렸고, 시민 수천여명이 노란 모자를 쓴 채 추도식장 주변에 모여들었다.



오후 2시쯤 시작된 추도식엔 3000여명(주최 측 추산)이 참석했다. 권양숙 여사와 아들 건호씨는 참석했지만 형 건평씨의 모습은 보이지 않았다.



노무현재단 고문 자격으로 추도사를 맡은 한완상 전 대한적십자사 총재는 "이제 탈상을 맞아 우리는 노 대통령의 꿈이 무엇이었는지 점검해 봐야 한다. 역사의 진보를 위해 우리는 그를 뛰어넘어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무대에 등장한 시민 30명은 "주저앉지 말고 가자. 발자국도 없는 길을 터벅터벅 홀로 걸어간 바보도 있지 않았는가. 내 앞엔 발자국이라도 있으니 그래도 다행 아닌가"란 내용의 '다시 살아나다'란 낭송문을 읊었다.



추도식에는 문재인 노무현재단 이사장, 이해찬 전 총리, 김두관 경남지사, 안희정 충남지사, 송영길 인천시장, 문성근 전 대표대행, 유시민 진보당 전 공동대표 등 친노(親盧) 핵심 인사들이 참석했다.



민주통합당에선 박지원 비대위원장과 정세균·정동영 전 대표를 비롯한 의원들과 국회의원 당선자들이 대거 참석했다. 손학규 상임고문은 전날 봉하마을에 다녀갔다.



이날로 노무현재단 이사장 자리에서 물러난 문재인 상임고문은 추도식 후 기자들과 만나 "이제는 노 대통령의 정신과 꿈을 현실정치 속에 이어가고 더 발전시켜 나가야 할 때"라며 "노무현 정부가 부족했던 부분을 뛰어넘어 세 번째 민주개혁정부를 만들어야 한다"고 말했다. 이병완 전 청와대 비서실장이 재단 이사장 자리를 이어받았다.



김두관 경남지사는 추도식 후 경남도청에서 가진 기자간담회에서 "(대선) 출마 결심이 설 경우 양손에 떡을 들 순 없지 않으냐. 도정 수행과 당내 경선을 동시에 잘하는 것이 쉽지 않을 것"이라고 했다.

출마하게 되면 경남지사직을 그만두겠다는 뜻으로 받아들여졌다. 그는 안철수 교수 영입론에 대해 "좋은 며느리를 들이려면 제 자식인 아들부터 잘 준비시키고 갖춰야 한다"고도 했다.



이날 추도식엔 통합진보당 강기갑 비대위원장과 유시민 전 대표의 모습도 보였다. 고흥길 특임장관이 정부를 대표해 참석했고, 새누리당에선 이 지역 국회의원인 김태호 의원이 참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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