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권익위원회에서 운영하는 110콜센터가 5주년을 맞았다.

지난 5년간 9백만 건 이상의 상담을 처리한 110콜센터는 국민이 정부 부처, 공무원과 한 발짝 더 친근해질 수 있게 하는 역할을 해 왔다.


국민권익위원회 110콜센터의 송현채 상담사가 수화 상담을 하고 있다. 송현채 상담사는 우수 상담사로 뽑혀 지난달 콜센터 개소 5주년 기념식에서 상을 받기도 했다. 110콜센터는 6월 14일부터 공공기관을 위한 민원 수화통역 서비스를 시작한다.
국민권익위원회 110콜센터의 송현채 상담사가 수화 상담을 하고 있다. 송현채 상담사는 우수 상담사로 뽑혀 지난달 콜센터 개소 5주년 기념식에서 상을 받기도 했다. 110콜센터는 6월 14일부터 공공기관을 위한 민원 수화통역 서비스를 시작한다.

“불이 나서 집안 살림살이가 다 타 없어졌어요. 앞으로 어디서 어떻게 살아야 할까요.”

독거노인 A씨는 집에 불이 나 살 곳이 없어 막막해졌다. 집이 크게 훼손됐기 때문이다.
임시로 이웃집에 살면서 시청에서 집을 고쳐주길 기다렸지만 차일피일 미뤄졌다.

앞으로 어디서 살지 고민하던 A씨가 전화를 건 곳은 바로 ‘110’. 국민권익위원회 콜센터다.

 A씨의 전화를 받은 콜센터 상담원은 관할 시청 담당자에게 A씨의 사정을 전달했고 도움을 요청했다. 그 후 A씨는 가재도구와 집 수리비 등을 지원받아 보금자리를 다시 찾을 수 있게 됐다.

110콜센터가 개소한 지 지난 10일로 꼭 5년이 됐다. 그동안 A씨처럼 딱한 사정을 호소하거나 여러 가지 행정 문의를 하기 위해 110 콜센터로 걸려온 상담 전화가 9백만 통이 넘는다.

법무부 등 일부 부처 콜센터 업무도 대행

지난 2007년 서비스를 시작할 당시에는 정부에 민원이 있는 국민에게 행정조직 담당자의 전화번호를 알려주는 서비스로 시작했지만 현재는
▲일반행정 민원상담
▲사회복지·보육비 지원 등의 사회안전망 상담을 비롯해
▲주민세·수도요금 등 세금·공공요금 상담
▲불법사금융, 보이스피싱 등 생계침해신고 상담까지 폭넓은 분야를 담당하고 있다.

110콜센터를 통해 작년 한 해에만 2백17만3천여 건의 상담이 이뤄졌다. 전년 대비 23퍼센트가 증가했다. 비중이 높은 내용은 전입신고나 공무원채용 등 행정·교육·문화와 관련한 상담이다. 지난해 기준 78만 건이다.

110콜센터는 일반상담 외에 정부 부처의 콜센터 업무도 대행하고 있다. 현재 여성가족부와 행정안전부, 법무부 및 국가보훈처, 식약청, 통계청 등 여러 공공기관의 콜센터 역할을 하고 있다.

보훈처 상담 담당 부서는 한국능률협회에서 발표한 서비스품질지수 중앙정부 콜센터 부문에서 최고점을 받기도 했다. 콜센터에는 이들 기관의 상담을 전담하는 전문상담사그룹 외에 110일반그룹, 온라인상담그룹, 수화채팅상담그룹 등의 부서가 있다.

청각장애인에겐 ‘수화통역 서비스’ 제공

전문 상담 부서를 제외한 부서 중 눈에 띄는 부서는 바로 수화채팅 상담그룹이다. 청각장애인 상담을 전담하는 부서다. 6명의 상담원이 수화로 청각장애인들의 민원상담을 돕고 있다. 웹캠을 이용하는 형식이다. 상담원은 더 늘어날 전망이라고 한다.

6월 14일부터는 청각장애인을 위한 ‘전국 공공행정기관 110 수화통역서비스’를 시작한다. 수화를 이용한 ‘민원상담 보조 서비스’다. 청각장애인이 전국의 공공기관을 좀 더 편리하게 이용할 수 있도록 돕는다. 수화를 모르는 공무원도 청각장애인과 자유롭게 이야기를 나눌 수 있도록 110콜센터가 중간에서 일종의 ‘통역’을 한다.

이용하는 방법도 간단하다. 청각장애인이 민원기관을 방문하면 담당공무원은 컴퓨터에 연결된 웹캠을 켜고 110콜센터에 전화를 걸면 된다. 110콜센터가 연결되면 수화상담원은 청각장애인의 민원사항을 담당공무원에게 말로 전해 주고, 다시 담당공무원의 답변을 수화로 민원인에게 전달하는 형식이다.

전화 통화뿐 아니라 스마트폰 앱을 이용한 일반·수화상담도 가능하다. 아이폰과 안드로이드폰 모두 ‘110콜센터’를 검색해 내려받으면 된다. 일부 기종에 따라 작동이 안될 수도 있다.

110콜센터는 외국 정부기관에서도 ‘벤치마킹’ 대상이다. 2009년 이후에만 11개국 16개 기관에서 콜센터를 다녀갔다. 대만과 베트남정부 부처 관계자는 각각 세 차례나 다녀갔다. 이들은 110콜센터의 운영 노하우 등에 많은 관심을 보였다고 한다.

콜센터를 통한 상담의 만족도를 좌우하는 결정적인 요소는 바로 ‘상담원’이다. 오래 근무한 상담원이 더 나은 상담을 할 수밖에 없다. 윤승욱 센터장은 “무엇보다 상담원들의 이직을 막기 위해 최선을 다하고 있다”고 했다.

1백34명의 상담사들 ‘최고의 만족도’ 이끌어

전화로 사람을 상대하는 업무다 보니 상담원들이 받는 정신적인 스트레스가 크다고 한다. ‘외로우니 말상대 좀 해 달라’는 전화는 애교 수준이고, 상담사를 자신의 민원이 관철되지 않는 것에 대한 화풀이 대상으로 삼는 경우도 종종 있다고 한다.

상담사를 비하하며 반말을 하는 민원인, 전화기를 드는 순간부터 끊을 때까지 성적인 욕설을 늘어놓는 민원인 등이 상담원들이 애로사항으로 꼽은 민원인이다. 110콜센터에는 5월 현재 1백34명의 상담원이 있다. 대다수가 여성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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