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한길 vs 이해찬 양강구도, 당 노선과 대선지형 갈린다

민주통합당이 9일 오후 경기 고양시 킨텍스에서 새 지도부를 선출한다.

경기도당 임시대의원대회 및 당대표 최고위원 선출대회

이번 당대표는 4·11 총선 패배 후 유동성이 커진 민주당의 대선 경선을 관리할 뿐 아니라 야권 연대 및 대선 후보 단일화를 조율하는 그야말로 ‘킹메이커’ 역할을 한다. 민주당 지지층이 누구를 킹메이커로 삼을지 확정하는 자리다.

경기도당 임시대의원대회 및 당대표 최고위원 선출대회

이번 전대는 12월 대선을 앞두고 치러진다는 점에서 관심을 모으고 있다. 새 지도부는 대선 후보 경선을 성공적으로 이끌어야 함은 물론, 대여(對與) 전략 구축 등 핵심적인 역할을 도맡아 수행해야 한다.

인천시당 임시대의원대회 및 당대표 최고위원 선출대회

현재까지는 김한길·이해찬 후보가 지역순회 경선 누적득표수 1·2위를 기록하며 '2강'체제를 구축했고 추미애·조정식·강기정·우상호·이종걸·문용식 후보가 그 뒤를 따르고 있다.

인천시당 임시대의원대회 및 당대표 최고위원 선출대회

특히 김한길 후보가 1위 자리를 굳힐 수 있을 지, 이해찬 후보가 막판 뒤집기에 성공할 지는 이번 전대의 최대 관전 포인트로 꼽힌다. 두 후보 간 득표수 차이가 210표로 근소한 데다가 전대 직전까지 치열한 신경전이 이어졌기 때문이다.

인천시당 임시대의원대회 및 당대표 최고위원 선출대회

또 두 후보의 경쟁이 당내 대선 경선 후보 간 대리전으로 비춰지면서 수많은 해석을 낳았던 점도 전대의 주목도를 높이고 있다.

민주당은 이날 정책 대의원과 수도권 대의원을 대상으로 투표를 실시, 그 결과를 13개 지역 대의원·재외국민 대의원 투표 결과와 합산해 30%의 가중치를 적용한다.

나머지 70%는 시민과 당원을 대상으로 치러진 모바일 투표와 현장투표로 결정, 득표순으로 당 대표와 최고위원을 선출한다. 최종 결과는 오후 6시께 발표될 것으로 보인다.

현재까지 총 10차례 권역별 경선에서 김한길 후보는 누적득표 2263표로 이해찬 후보를 210표 차로 앞서고 있다.

그러나 최종 승부처는 8일 당원·시민선거인단 현장 투표와 전당대회 당일인 9일 서울·경기·인천 등 수도권 대의원 6071명과 정책대의원 2467명 등 8538명의 표심에다 투표율 73.4%를 기록한 모바일 투표 결과에 달려 있다.

시선은 치열한 선두 다툼을 하고 있는 친노(친노무현) 좌장 이 후보와 비노 진영의 대표 주자인 김 후보로 쏠리고 있다. 두 후보의 색깔 차이가 뚜렷해 민주당의 얼굴이 누가 되느냐에 따라 당의 노선과 대선 지형도가 바뀔 것이라는 게 당 안팎의 예상이다.

두 후보는 8일 국회에서 잇달아 기자회견을 열어 최후의 한 표를 호소했다. 이 후보는 “당의 정체성인 당대표로 민생, 민주, 평화로 압축되는 60년 민주당의 역사와 정체성을 같이하는 후보를 선택해 달라.”며 “모바일 선거인단이 지지를 보내고 있다.”고 자신했다.

김 후보는 “민주당이 밀실 담합과 정략적 기술 및 정치공학에 의지하는 퇴행의 정치를 계속하느냐, 소통과 화합으로 미래를 지향하는 정치를 선택하느냐의 갈림길에 있다.”며 “대선 승리를 위해 결단해 달라.”고 말했다.

승패는 민주당 대선 주자들의 운명과도 관계가 깊다. 당권 경쟁이 대선 주자 간의 전초전 성격이 짙어진 탓이다. 이 후보는 친노 유력 주자인 문재인 상임고문과 정치적으로 한 배를 탄 모양새다.

문 고문이 ‘이해찬·박지원 연대’의 한 축으로 비쳐지면서 이 후보의 승패가 자신의 대선 입지와 연계되는 상황이 됐다.

김 후보는 김두관 경남지사와 손학규 상임고문의 지지를 받고 있다. 특히 지난달 26일 치러진 경남 경선에서 김 후보의 승리는 김 지사의 ‘보이지 않는 힘’이 크게 작용했다는 게 중론이다. 경남 경선은 이번 당대표 경선에서 친노 분화의 정치적 분기점이 됐다.

김 후보가 이·박 연대를 정치적 담합으로 맹비난하며 탈계파 정치를 역설했다는 점에서 ‘김한길 민주당’은 대선의 역동성 확장에 초점을 맞출 것으로 보인다. ‘이해찬 민주당’ 역시 대선 판의 확장성에 방점을 두고 있지만 이·박 연대가 정치적 발목을 잡고 있다.

화합의 리더십을 어느 정도 발휘할 수 있을지, 당내 최대 계파인 친노가 상정하고 있는 ‘문재인 대세론’에서 자유로울 수 있을지가 관건이다.

정국을 휘감고 있는 ‘색깔론’ 등 당 노선 및 정체성의 변화도 예고된다. “북한 인권 제기는 내정 간섭”이라는 발언으로 색깔 공세의 표적이 된 이 후보는 ‘악질적 매카시즘’이라는 수사로 반격에 나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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