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의 대학생 298만명 가운데 약 11만명이 고금리대출을 이용 중이며, 이들 가운데 3만9000명은 대부업·사채까지 이용하고 있는 것으로 추산됐다.

정부는 14일 기획재정부ㆍ교육과학기술부ㆍ금융위원회 등 관계부처 합동으로 이러한 내용을 담은 '대학생 고금리대출 이용실태 점검결과'를 발표했다.

한국갤럽이 전국의 대학생 5037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 한 결과, 대학생의 18.3%(922명)가 대출을 이용 중이며 이 가운데 고금리대출을 이용하는 대학생은 3.7%(188명)에 달했다.

신용정보사 나이스를 통한 보완조사 결과에서도 조사대상 대학생 112만명 중 3.0%가 사채를 제외한 고금리대출을 보유한 것으로 파악됐다.

고금리대출이란 저축은행, 대부업체(캐피탈 포함), 카드사 대출 및 사채 등을 통칭한다.

낮은 소득구간에 속한 가정의 대학생일수록 고금리대출을 이용하는 학생의 비중이 높았다.

특히 월 소득 199만원 이하 가정의 대학생은 10.7%가 고금리대출을 이용하고 있었다.

고금리대출의 평균 대출 잔액은 276만원이었지만 금리 수준은 20~30%에 달했다. 반면, 저금리대출의 대출 잔액은 599만원이었지만 금리 수준은 3~5%에 불과했다.

대학생들이 고금리대출을 이용하는 이유는 등록금이나 급전이 필요해서였다.

사고 등 급전이 필요해서 대출을 받은 대학생 비율은 42.5%나 됐다.
이어 등록금(27.4%), 생활비(22.6%) 순이었다.

등록금 용도로 고금리대출을 받은 대학생의 50%는 장학재단의 대출조건을 충족하지 못했기 때문이었다.

또 본인이 등록금 납부에 기여하는 경우가 많았으며, 부모나 형제의 도움 없이 자력으로 대출을 갚는 비중이 42~75%에 달했다.

대학생들은 주위사람(33.3%), 인터넷(36.0%), TV광고(18.8%) 등을 통해 고금리대출에 대한 정보를 얻었다.

대부업이나 사채에 관한 정보는 주로 TV광고(36.5%)에서 습득했다.

고금리대출을 이용하는 이유는 '은행 등에서 대출받기가 어려워서'(43.0%) 및 '쉽고 편리해서'(38.7%)였다. 은행 등 제1금융권 이용을 시도한 대학생은 47.8%에 그쳤다.

대부업이나 사금융을 이용하다 연체한 대학생 중 33.3%가 불법ㆍ부당 채권추심 및 협박 등을 경험했다고 답했다.

한편 정부는 연 20% 이상의 제2금융권 고금리대출을 이용하는 대학생을 지원하기 위해 최대 2500억원 규모의 학자금 전환대출을 오는 18일부터 시행할 방침이다.

지원대상은 △학자금 용도로 연 20% 이상의 고금리 대출을 받고 신청일 현재 연체가 없는 대학(원)생 △연 20% 이상의 고금리대출을 받고 신청일 현재 연체가 없는 저소득(연소득 2000만원 이하) 청년층(20∼29세)이다.

단, 전환대출 시행일인 6월18일 이전의 기존 고금리 채무에 한정한다. 전환대출 금리는 6.5% 수준이다.

아울러 정부는 대학생들이 대부업이나 사채를 이용하기 보다는 장학재단 대출과 미소금융 등 서민금융을 이용할 수 있도록 홍보를 강화하기로 했다.

이를 위해 등록금 고지서 발송 시 장학재단 대출 및 서민금융 지원 제도를 안내하고, 각 대학 홈페이지 및 학내 게시판 등에 지원제도 안내문을 게재하기로 했다.

또 대부업자의 과도한 광고행위에 대한 단속을 강화하는 한편, 대학생에 대한 대부중개 행위를 억제하는 방안도 검토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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