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선 출마선언 시점은 유동적"..7월초 `조촐한' 출정식에 무게

새누리당 박근혜 전 비상대책위원장이 이번주 12월 대선을 향하는 첫 걸음을 내디딜 것 같다.
대선경선 캠프를 일단 이번주 안에 출범시키고, 공식 출마선언은 7월초에 하는 2단계 방안이 친박(친박근혜) 내부에서 검토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친박에서는 25일 최고위원회의를 통해 8월19일 경선투표, 20일 전당대회의 경선일정이 정해지는대로 경선캠프부터 출범시키자는 주장에 힘이 실리고 있다.

박 전 위원장의 대선출마가 이미 기정사실화돼 있으므로 반드시 `출마선언→캠프출범'의 수순을 따를 이유는 없다는 것이다.

한 관계자는 "박 전 위원장의 대권행보와 관련해 대외적 창구가 없으므로 캠프를 먼저 출범시키고 8월 경선을 위한 실무준비에 들어가면 된다"고 말했다.

홍사덕 전 의원을 좌장으로 최경환 의원이 총괄, 유정복 의원이 직능, 홍문종 의원이 조직 파트를 맡으며, 실무 직원까지 진용이 모두 짜인 것으로 알려졌다.

캠프구성이 사실상 출발선에 서있는 것과 달리, 대권행보의 상징성을 지니는 박 전 위원장의 출마선언 시점은 여전히 유동적이다.

박 전 위원장과 비박(비박근혜) 3인방인 김문수 경기지사, 정몽준 전 대표, 이재오 의원간의 `경선룰 전쟁'과 관련이 있는 것으로 해석된다.

박 전 위원장은 경선룰 논쟁이 진행 중인 상황에서 출마선언을 했다가 비박 진영을 자극, `강(强) 대 강(强)'의 정면충돌로 치닫는 상황을 피해가기 위해 호흡을 조절하고 있는 것으로 볼 수 있다.

친박의 한 핵심 의원은 "경선룰 문제가 가부간 결론나야 하는데 이번주에도 계속될 것 같다. 이번주 출마선언은 어려울 것 같다"고 말했다.

당 경선관리위는 일단 7월10∼12일 사흘간 경선후보등록을 하는 잠정안을 마련해놓은 것으로 알려졌다.

박 전 위원장이 경선룰 논의의 추이를 지켜보다가 7월초 출마선언을 할 가능성이 있다. 물론 논쟁이 빨리 가라앉으면 시점은 앞당겨지게 된다.

다만 그의 출마선언은 `조촐할' 것으로 예상된다. 출마선언지는 서울 대학로가 거론되기도 하지만 아직 정해지지 않았다.

친박의 다른 의원은 "민생이 힘든 시기라는 점 때문에 박 전 위원장도 많은 군중이 동원되는 출정식을 원치 않고 있는 것으로 안다"고 전했다.

박 전 위원장은 24일 자신의 싸이월드 미니홈피에 새 글을 올렸으나 극심한 가뭄 걱정을 했을 뿐, 당내 쟁점인 경선룰은 언급하지 않았다.

비박 주자 3인방은 오픈프라이머리 도입으로 경선룰이 고쳐지지 않으면 경선에 불참할 태세다.

임태희 전 대통령실장, 안상수 전 인천시장은 경선 후보등록을 할 것으로 보이지만 사실상 박 전 위원장에 대한 `추대' 분위기로 흘러갈 것이 분명하다.

의미있는 경선이 아니라는 점에서 `경선무산'으로 지칭되기도 한다.

친박 일각에서는 "좋지 않은 모양새"라고 우려하는 목소리가 나온다.

그러나 또다른 중진은 "어쩔수가 없는 것이다. 비박 주자들이 출마선언 때 현행 경선룰에 맞출 생각을 했어야 한다"며 `경선무산'에 따른 비판여론 또한 `넘어야 할 산'이라는 자세를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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