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세대학교…광혜원, 수경원 터, 스팀슨관 등 문화재의 보고

서대문구 신촌동 소재의 연세대학교에는 사적 및 문화재가 많이 있다. 4년여 동안 안산봉수대를 다니면서 그 코스 안에 있는 연세대학교를 400여 회쯤 드나들었던 기자도 그 안에 사적 문화재들이 있는 줄은 모르고 지냈다. 그러다가 금년부터 문화재해설사로 시민들에게 서울의 문화재를 소개하는 일을 하다 보니 이 사실을 알게 되었다.

먼저 연세대학교 정문에서부터 올라가다 보면 대학교 안내판 옆에 연희궁터 서잠실터 표석이 있다. 거기서 교내 중앙 도로로 조금 더 올라가면 오른편에 100주년 기념관이 있고, 그 옆에 수경원(綏慶園) 터와 광혜원(廣惠院)이 있다. 수경원 터는 당쟁의 제물로 비명에 숨진 비운의 왕자 사도세자(장헌세자)의 친모이자 영조대왕의 후궁인 영빈 이씨의 원묘 수경원이 자리했던 곳으로, 1968년 지금의 서오능으로 이장하였으나 당시의 정자각과 비각은 지금도 여기에 그대로 보존되어 있다. 목조건물인 광혜원은 1885년에 미국인 H. N. 알렌에 의해 세워진 우리나라 최초의 서양식 의료기관으로 1985년에 실제 크기로 복원하여 현재는 연세 사료관으로 사용되고 있다.



교내 중앙 도로로 400여 미터를 더 올라가면 정면과 좌우로 사적 건물이 보인다. 언더우드의 동상을 지나쳐서 정면 중앙이 언더우드관, 왼쪽이 스팀슨관, 그리고 오른쪽이 아펜젤라관이다. 1920년에 완성된 2층 석조건물 스팀슨관(Stimson Hall)은 연세대학교에 세워진 최초의 건물이다. 연세대학교의 전신인 연희전문학교의 설립자 언더우드(한국 이름 원두우) 목사가 고향인 미국으로 돌아가서 항구적인 학교건축을 위해 로스엔젤레스에 거주하던 찰스 스팀슨의 기부금을 얻어 놓고 세상을 떠난 뒤, 후임교장인 에비슨이 그 기부금으로 건립한 것이다. 그로부터 4년 뒤 완성한 언더우드관(Underwood Hall)은 언더우드 박사의 업적과 인격을 영원히 기념하기 위해, 아펜젤라관(Appenzeller Hall)은 배재학당을 설립한 아펜젤라를 기념하기 위해 지은 건물이다.

▶연세대학교 문화재 찾아가는 길

ㆍ지하철 : 2호선 신촌역 하차, 북쪽으로 도보로 10분
ㆍ버 스 : 6714, 7015, 1017, 7020, 7613, 7712번 지선버스,
            9602번 광역버스 이용, 연대 앞 하차



이화여자대학교의 파이퍼홀

개교 123주년을 맞은 이화여자대학교의 넓게 고친 정문에 들어서니 창립자인 스크랜튼 서거 100주년 현수막이 왼편에 걸려 있다. 현수막에는 '한국인을 보다 나은 한국인으로'라는 글 귀가 적혀 있다. 정문에 들어서면 1,000석 규모의 열람실, 전자 강의실 등이 있는 이화캠퍼스복합단지의 독특한 건물을 만나게 된다. 이 건물을 지나면 김활란 동상 오른편에 석조 건물이 있는데 이것이 이화여대 최초로 지어진 본관 건물 파이퍼홀(Pfeiffer Hall)이다.

이곳은 이화가 신촌캠퍼스로 옮기던 1935년에 완공된 건물로, 건물 전면 위편에 십자가 조각을 부착하여 이화가 기독교 대학임을 상징하였다. 6.25 전까지는 전교생이 이곳에서 수업을 받았으며, 현재는 총장실을 비롯한 행정본부로 사용하고 있다. 총장실이 이 건물 1층 입구에 위치한 것도 눈길을 끌며, 옛 모습을 고스란히 간직하고 있는 '애다 기도실'도 인상적이다. 건물 이름은 신촌의 이화대학을 건축할 때 개인으로는 가장 많은 기부금을 희사한 미국인 파이퍼 부부를 기념하기 위함이라고 한다.

▶파이퍼홀 가는 길

ㆍ이화역사관: 9:30~16:30(월요일~금요일), 9:30~12:00(토요일) 개관
              7월 21일~8월 20일, 12월 21일~1월 31일 휴관, 관람료 무료
ㆍ지하철: 2호선 이대입구 3,4번 출구
ㆍ버 스: 7017, 7011,7611 153, 163, 171, 172, 271, 472, 602, 603, 721, 751번



동국대학교의 경희궁 숭정전

중구 필동 동국대학교 내에는 경희궁의 정전인 숭정전이 있다. 정전이란 신하들의 조회를 받거나 외국 사신을 맞이하는 곳으로, 경복궁의 근정전과 창덕궁의 인정전과 마찬가지로 경희궁에서는 가장 크고 격이 높은 건물이었다. 애초에는 숭정전, 흥화문과 함께 지금의 경희궁 자리로 옮기려 했으나, 건물이 워낙 낡아서 옮기는 데 어려움이 많아 그대로 남겨 두었던 것. 현재는 정각원(正覺院)이라는 법당으로 쓰이고 있다. 그렇다면 경희궁에 있는 숭정전의 정체는? 바로 이 정각원의 모습을 근거로 새로 건축한 것이다.

▶경희궁 숭정전 가는 길

ㆍ지하철: 3호선 동대입구역 6번 출구 및 3,4호선 충무로역 1번 출구
             동국대학교 정문에서 조금 올라가 오른편 계단 위에 있다.



성균관대학교 서울 문묘

천원권 앞면의 퇴계 이황 선생 초상 좌측으로 멀리 어렴풋이 보이는 현판 아래에는 ‘명륜당(明倫堂)’이란 글씨가 보인다. 명륜당은 어떤 곳일까? 한국은행이 신권 소재를 설명한 내용을 보면 '명륜당은 생원·진사 시험에 합격한 유생을 교육시키던 성균관 내 건물로 퇴계선생은 수차례 성균관 대사성을 역임'이라고 하였다. 그 명륜당과 더불어 서울 문묘의 대성전(大成殿)이 현재 성균관대학교 내에 있다. 이들 건물 외에도 성균관대학교의 지상 시설물 일체가 사적으로 지정되어 있다.

문묘는 공자(孔子)를 위시하여 우리나라와 중국의 유학자를 모시고 제사하는 묘당(廟堂)이다. 우리나라는 통일신라시대 성덕왕 때부터 갖추기 시작하여 고려시대에는 국자감(國子監) 내에 설치하였고, 조선시대에는 한양 천도 후 태조 7년에 유학의 최고 교육기관인 성균관에 마련하여 현 위치인 종로구 명륜동에 건립하였다. 성균관에서는 오늘날에도 매년 봄, 가을인 2월과 8월 첫 정일(丁日)에 공자를 제사하는 석전제(釋奠祭)를 지낸다. 문묘 내에 천연기념물로 지정된 5백여 년 된 은행나무가 그 역사를 대변하는 듯하다. 성균관대학교 정문 우측에 위치하고 있다.

▶서울 문묘 가는 길

ㆍ지하철: 4호선 혜화역 4번 출구, 3호선 안국역, 종각역 2, 3번 출구,
             마을버스 이용
ㆍ버스 : 102, 104, 106, 107, 108,109, 140, 143, 149, 150, 151, 160, 162, 
           171, 172, 272, 273, 301, 2112번
ㆍ문의 : 02) 760-147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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