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타벅스 10년새 12배로…토종 카페베네, 커피빈 제쳐

작년 스타벅스 등 유명 커피 전문점의 매출 성장이 국내 경제성장률(GDP)의 약 8배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토종 브랜드인 카페베네는 공격적인 매장 확장과 드라마ㆍ영화 간접광고(PPL) 마케팅으로 커피빈을 제치고 스타벅스에 이어 2위 자리를 차지했다.

한집 건너 매장이 들어설 정도로 커피 시장이 포화 상태에 이르러 과도한 경쟁 속에 성장을 계속 이어갈지는 미지수다.

가격 거품에 대한 지적도 끊이지 않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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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타벅스 10년새 매출 12배로 1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과 관련업계에 따르면 스타벅스, 카페베네, 커피빈, 탐앤탐스, 할리스, 커핀그루나루 등 6개 커피 전문점의 작년 매출액은 7천433억원으로 전년(5천807억원)보다 28.0% 늘었다.

작년 한국 경제가 3.6%의 성장률을 나타낸 것과 비교하면 거의 8배나 성장한 셈이다.

엔제리너스, 투썸플레이스, 카페드롭탑 등 다른 커피 전문점까지 고려하면 성장률은 더 높을 것으로 보인다.

스타벅스는 1999년 이화여대 근처에 국내 첫 테이크아웃 커피매장을 연 이후 꾸준히 성장해 작년 매출액 2천982억원으로 1위를 차지했다.

뒤이어 카페베네(1천675억원), 커피빈(1천338억원), 탐앤탐스(625억원), 할리스(577억원), 커핀그루나루(231억원) 순이었다.

스타벅스는 2001년 252억원에 그쳤던 매출이 10년 만인 작년 3천억원에 육박해 약 12배가 됐다.

이 기간에 영업이익은 21억원에서 225억원으로 10.7배가 됐고 당기순이익은 16억원에서 181억원으로 11.3배가 됐다.

커피빈은 매출 증가와 함께 2003년 불과 3천만원이던 순이익이 작년 57억원까지 늘어났다.

후발주자인 카페베네는 2010년 매출이 1천10억원으로 커피빈(1천267억원)에 이어 3위를 차지했지만, 발 빠른 가맹점 확장과 TV프로그램 등에서의 PPL 마케팅을 활발히 펼친 덕에 작년 2위로 올라섰다.

카페베네의 작년 광고선전비는 153억원으로 전년(93억원)보다 64.6% 늘었다.

카페베네 4년 만에 매장 800개 육박 커피 전문점들이 이처럼 외형을 키우면서 꾸준히 수익을 낼 수 있었던 것은 커피에 대한 대중의 사랑이 그만큼 깊어졌기 때문이다.

주소비층인 여성의 사회적 지위가 높아지고 고급 인테리어를 갖춘 공간에서 고가의 커피를 함께 즐기는 문화가 퍼져 커피 매장이 그만큼 늘어났다.

후발주자인 토종 브랜드 카페베네의 매장 확장은 무서울 정도다.

카페베네는 2008년 5월 첫 가맹점을 오픈한 이후 작년 2월 500호점을 돌파한 데 이어 지난달 29일 현재 가맹점이 790개로 증가했다.

선두업체인 스타벅스는 1999년 1호점을 낸 이후 지난달 29일 현재 가맹점을 446개로 늘렸다.

1999년 매장을 연 스타벅스의 가맹점이 아직 500개를 넘지 않았지만 카페베네는 4년 만에 매장을 800개 가까이 개설하며 공격적으로 점포 수를 확대했다.

커피 전문점 시장은 초기 스타벅스, 커피빈과 같은 외국계 브랜드가 주도했다가 2006년 엔젤리너스와 2008년 까페베네가 출범한 이후 폭발적인 가맹점 유치가 이뤄졌다.

그러나 커피 전문점이 우후죽순처럼 생겨 포화 상태에 이르고 임대료가 비싼 건물 1층에 많이 들어서다 보니 기존의 높은 성장률을 기대하기 어렵다는 우려도 나오고 있다.

박원갑 국민은행 수석부동산팀장은 "커피 전문점이 임대료가 비싼 1층에 많이 들어섰고 포화 상태가 돼 이제 전보다 수익성이 떨어지고 있다. 시장을 더 확장하기 어렵다면 구조조정에 나서야 하는 상황이 올 수도 있다"고 말했다.

임대료ㆍ인테리어비 커피값에 포함 커피 전문점에서 파는 아메리카노 한잔이 보통 3천500~4천원 수준이다.

그러나 커피 한잔의 세전 원가가 123원이라는 분석도 있어 그 격차가 심하다는 지적이 끊이지 않고 있다.

5천원짜리 점심을 먹더라도 테이크아웃 커피 한잔을 포기할 수 없다는 직장인이 적지 않다.

소비자원은 하반기 중으로 소비자의 테이크아웃 커피 구매 선택에 대한 도움을 주고자 `K-컨슈머리포트'를 작성할 계획이다.

소비자원 관계자는 "커피에 대한 리포트 작성 계획이 있다"며 "과거 등산화 등의 사례를 보면 품질, 가격, 매장 서비스 등에 대한 업체 간의 비교가 있을 것 같다"고 말했다.

커피 전문점들은 원두, 건물 임대료, 인건비, 관리비용 등을 고려하면 커피 가격이 비싼 것이 아니라고 해명했다.

스타벅스 관계자는 "현재 스타벅스 커피값이 유명 커피 전문점 중에서는 싼 편이다. 가격에는 원두, 건물 임대료, 인건비, 업무 재료 등이 모두 포함돼 있다. 커피 가격에 국내 물가가 많이 반영되기 때문에 어느 정도 나올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카페베네 관계자도 "커피값에 싼 원두만 들어가는 것이 아니라 기계설비, 관리 비용, 인건비가 포함돼 있다.

강남 등 일부 매장은 보통 가격보다 300원가량 비싸고 고속도로 휴게소, 대학, 병원 등은 500원 정도 싸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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