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 외환개입' 미네르바 주장 사실로‥궁색해진 검찰 '끙끙'

이석현 의원 "'공문' 없었어도 정부가 외환시장에 개입한 것은 사실"

이석현 의원이 구속된 인터넷 논객 '미네르바' 박모(30)씨의 '달러 매수 금지 명령' 글과 관련, "기획재정부가 은행 관계자들을 직접 만나거나 전화통화를 통해 외환시장에 명백히 개입했다"고 밝혀 미네르바 사건이 새로운 전기를 맞고 있다.

민주당 이석현 의원(안양동안갑)은 11일 여의도 당사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어젯밤 MBC

보도를 보면 기재부에서 지난해 12월26일 기재부가 은행 관계자들을 모아 미팅을 한 것은 사실이라고 답했다"며 "'이 미팅에서 달러과수요가 안생기게 해달라고 요청했다'는 해명 보도가 났는데, 사실은 그 이상의 것을 요청했다"고 밝혔다.

이 의원은 "지난해 12월26일 뱅커스 클럽에서 진행된 기재부 미팅은 7대 시중은행 자금관리부서 간부들을 모아놓고 한 회의였다"며 "연말을 맞아 달러 가치가 낮은 상황이기 때문에 금융기관들이 달러를 많이 사들일 가능성이 있다. 은행의 달러매입 자제를 요청했다"고 말했다.

또한 이 의원은 "이날 미팅은 은행뿐만 아니라 이들이 관리하고 있는 주요 고객에 대해서도

를 해달라는 취지로 얘기를 한 것"이라며 "국제금융부 외환관리팀이 정부 입장을 대변해 이 같은 얘기를 했다"며 기재부 해명이 적절치 않다는 입장을 밝혔다.

특히 이 의원은 "이날 이 정부 관계자들은 '정부 입장에서는

이 오르면 이익이 나고, 환율이 낮으면 정부쪽에서는 손실이 나기 때문에 신경이 쓰인다. 그러나 은행이나 금융권에서 이를 볼때 BIS비율이나 은행평가가 나빠지지 않느냐. 그러니까 여러 은행들이 협조를 해서 달러가 급동하지 않도록 매입 자제해 달라. 오히려 고객 관리에 있어서 달러 투기 목적으로 연말에 달러매입 현상이 일어날 수 있음으로 고객들의 과수요에 대해서 지도를 해달라'는 취지로 얘기를 했다"고 말했다.

이 의원에 따르면 이날 미팅에 참가한 7대 시중은행 자금관리부서 간부들에게  (재정부)국제금융부 외환관리팀이 이 같은 요청을 했기 때문에 이들이 충분히 정부 입장으로 받아 들일 수 있다는 것.

또한 이 의원은 "(미네르바의 글에 나온)정부 공문을 내가 확인할 길은 없지만, 26일 모임에 이어 29일에도 외환관리팀 실무자들이 '달러매입을 자제해 달라'고 시중은행에 전화를 한 사실은 확인된다"고도 밝혔다.

이 의원에 따르면 박씨 글의 핵심은 정부가 외환시장에 개입하고 있다는 것이고, 그 개입 방식이 공문을 통한 것인지 미팅을 통한 것인지는 지엽적인 문제이며 정부가 외환 개입을 했다는 것은 명백한 사실이라는 주장이다.

논란이 일자 재정부는 미네르바의 주장처럼 정부가 달러 매수를 금지하는 공문을 보내거나 명령한 사실은 없다는 단서를 붙이며 “연말 외환시장 안정을 위해 시중은행에 달러 가수요가 생기지 않도록 노력해 달라고 협조를 구했다”는 사실을 인정했다.

한편, ‘미네르바’ 박모씨 구속의 결정적 계기가 됐던 정부의 ‘달러매수 금지 공문’ 주장을 내용적으로 뒷받침하는 정부의 외환시장 개입 사실이 확인되면서 박씨에게 적용된 ‘허위사실 유포’ 혐의를 둘러싼 논란이 커지고 있는 가운데 미네르바의 글로 인해 정부가 20억달러 이상을 외환시장에서 추가소모하게 됐다는 주장이 나왔다.

서울중앙지검 마약ㆍ조직범죄수사부(김주선 부장검사)는 '미네르바' 박씨의 허위 글로 인해 외환시장에 실질적 피해가 있었다는 점을 확인한 것으로 알려졌다. 기획재정부 외화자금 관련 부서 간부를 통해 미네르바 박모가 지난해 12월29일 오후 2시 인터넷에 글을 올린 지 30분 뒤부터 달러 매수 주문이 1일 거래량의 39.7%에 이를 정도로 증가한 사실을 확인했다는 것.

또한 박씨가 작성한 이 글이 외신을 통해 전해지면서, 한국 정부의 외화 관리 능력이 의심받는 등 국가신인도에도 악영향을 끼쳤다고 검찰은 판단하고 있다. [e중앙뉴스 기사제휴사=브레이크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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