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누리당 대선후보 경선에 출마한 김문수 경기지사는 17일 ‘박근혜 대세론’에 대해 “박근혜 전 비상대책위원장이 총선에서 큰 승리를 거뒀지만, 승리의 축배가 대선에서는 오만의 독배가 될 수 있다”고 말했다.

김 지사는 이날 오후 프레스센터에서 열린 ‘대선 예비후보 초청 관훈토론회’에서 “박 전 위원장의 큰 악재는 승리에 도취된 주변 측근과 베일에 가려진 불통 이미지”라며 이같이 밝혔다.

그는 “이런 대세론은 제가 입당한 19년 만에 ‘이회창 대세론’에 이어 두 번째지만, 이런 불통 시스템으로는 대선 승리가 매우 어렵다”고 지적했다.

그는 ‘체포동의안 부결’ 직후 사퇴한 이한구 원내대표가 닷새 만에 복귀한 데에 대해서도 “적절치 않다”며 “이 원내대표는 친박(친박근혜)계 핵심 의원인데 ‘박심(朴心ㆍ박근혜 의중)’을 거슬러 그런 일이 일어날 수 없다”고 비판했다.

그는 “당은 불통과 오만의 낭떠러지에, 이명박 정부는 부패의 낭떠러지에 서 있다”며 이명박 대통령의 친인척ㆍ측근 비리를 강하게 비판하기도 했다.

그는 “사기업 최고경영자(CEO)로서의 사적인 분위기가 공적 분위기보다 많이 작용하는 것 같다”며 “이런 CEO 리더십의 단점 때문에 상상할 수 없는 부패가 생겼다”고 진단했다.

그러면서 17대 총선 공천심사위원장 당시 자신의 집으로 수십억원을 차 트렁크에 담아온 모 인사를 그대로 되돌려보낸 일화를 소개하며 자신이 대통령에 당선되면 고위공직자ㆍ친인척 비리수사처를 만드는 등 ‘권력비리’ 엄단 의지를 분명히 했다.

그는 또 정치권의 5ㆍ16 군사쿠데타를 둘러싼 논란에 대해 “군인에 의한 쿠데타라는 것은 역사적 사실”이라며 “박정희 전 대통령이 쿠데타를 했다고 해서 그의 산업혁명 공을 부정할 수는 없고, 공이 ‘7’이라면 과가 ‘3’으로 공이 더 많다”고 평가했다.

경제민주화 논의에 대해선 “선거 때만 되면 선거용 득표전략으로 대기업을 때리고 희생양으로 삼는다면 과연 누가 투자하겠느냐”며 “경제민주화에 반대하지 않지만, 그것이 대기업 때리기라면 반대한다”고 밝혔다.

지사직 유지에 대한 비판에는 박 전 위원장을 겨냥해 “올해 12월 대통령이 되겠다는 사람도 국회의원이 됐는데 의원이나 지사나 대등한 조건으로 선거에 임할 기회를 줘야 한다”고 반박했다.

종북논란에 대해선 “종북 인식이 해이해져 국정원과 검찰 대공파트가 무장해제된 게 문제”라며 “다만 진보당 이석기 김재연 의원의 경우 선거부정 문제로 사상의 문제와는 나눠 봐야 한다”고 말했다.

아울러 야권 대권주자로 꼽히는 안철수 서울대 융합과학기술대학권장에 대해 “정치경험도 없고 정당도 없는데 그런 무자격으로 나라경영이 가능하겠는가. 앞이 보이지 않는 안갯속에 있는 것 같다”고 지적했고, 야권의 가장 껄끄러운 상대로는 전임 경기지사를 지낸 손학규 민주당 상임고문을 꼽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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