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권 초미의 관심사인 안철수 서울대 융합과학기술대학원장의 저서가 일정을 앞당겨 19일 출간되었다.

안 원장 측은 19일 “안 원장의 신간 ‘안철수의 생각’이 19일 중 전국 서점에 배포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번 책 출판은 철통 보안 속에 아주 이례적으로 빠르게 진행됐다고 한다.

책을 출판한 김영사 관계자는 “지난 16일 밤 최종 원고가 들어왔는데 원고가 들어온지 나흘만에 편집과 교정, 인쇄,제본작업까지 완료됐다”고 “전례가 없을 만큼 무리한 일정이었다”고 밝혔다.

김영사에선 안 원장 책의 제목과 내용에 대해서도 극비에 부쳤던 것으로 알려졌다. 대표와 담당자를 제외한 다른 직원들은 제목조차 모를 정도로 철통보안을 유지했다는 것이다.

안 원장은 책에서 “앞으로 책임 있는 정치인의 역할을 감당하든, 아니면 한 사람의 지식인으로서 세상의 변화에 힘을 보태는 역할을 계속하든, 이 책에 담긴 생각을 바탕으로 더 많은 사람들과 힘을 모아 나아가고 싶다”고 밝혔다.

정치권에서는 그의 대선 출마가 기정사실화 된 것이라는 분석이 나왔다.

책은 ‘우리가 원하는 대한민국의 미래 지도’라는 부제가 붙었다. 제정임 세명대 저널리즘 스쿨 대학원 교수와의 대담 형식에서 안 원장은 정치 참여에 대한 고민에서부터 청년실업과 비정규직 문제·공교육의 붕괴와 학교폭력·언론사 파업·강정마을 사태 등 사회 쟁점에 대한 견해, 복지와 정의와 평화를 바탕으로 쌓아올린 대한민국의 비전과 통찰, 그리고 미래의 주인공인 청소년들에 대해 이야기를 풀어냈다.

안 원장은 1부 ‘나의 고민 나의 인생’에서 정치 참여에 대한 고민을 드러냈다.
안 원장은 ‘안철수 현상’에 대해 “낡은 체제와 미래 가치의 충돌”이라고 분석한다.

대중의 높은 지지율은 자신에 대한 지지라기보다는 기성 정치권에 대한 불신의 표현으로 이것을 온전히 자신에 대한 지지로 해석해서는 곤란하다는 것이다.

하지만 안 원장은 일부 정치인들의 왜곡된 비판을 피해 뒤로 숨으려 하지도 않겠다는 뜻을 밝혔다.

그는 “지금까지 부끄러움 없이 살려고 최선을 다했으니 이런 공격이 무서워서 할 일을 피하진 않을 것”이라며 “중요한 것은 과연 내가 감당할 능력이 있느냐, 많은 국민들의 지지가 진정한 것이냐에 대한 판단”이라고 했다.

저자 서문에서 안 원장은 “서울시장에 출마하지 않기로 선언한 후 나는 학교에서 학생들을 가르치는 일과 공익재단을 설립하는 일에 매진하면서, 한편으로는 정치권에 국민들의 목소리를 전달하는 울림통으로서 소임을 다하겠다는 마음이었다”며 “특히 개인적으로 무엇을 얻거나 무엇이 되겠다는 욕심이 전혀 없었기 때문에, 제3당을 만들라거나 4월 총선에서 적극적으로 역할을 하라는 말씀들에 응하지 않았다”고 했다.

그는 “총선 전에는 야권의 승리를 의심하는 사람이 별로 없었고, 그렇게 되면 야권의 대선후보가 제자리를 잡으면서 나는 자연스럽게 원래의 자리로 돌아가는 수순이 될 가능성이 크다고 생각했다”며 “그러나 총선이 예상치 않게 야권의 패배로 귀결되면서 나에 대한 정치적 기대가 다시 커지는 것을 느꼈을 때 사람들이 무엇을 원하는지, 이 열망이 어디서 온 것인지에 대해서 무겁게 고민하지 않을 수 없었다”고 했다.

안 원장은 “내게 기대를 거는 분들이 진정 원하는 게 무엇인지를 제대로 파악해야 하고, 내가 가진 생각이 그분들의 기대에 부합하는 것인지, 또 내가 그럴 만한 최소한의 자격과 능력이 있는지를 냉정하게 판단하는 작업이 선행되어야 한다”며 “이제는 많은 분들께 우리 사회의 여러 과제와 현안에 대한 내 생각을 말씀드리고 그에 대해 의견을 듣는 것이 순서라고 생각한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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