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박기연 기자

이제 내년이면 고3 수험생이 되는 김철민(18세)군은 성적에 대한 부담감에 앞서 요즘 비염과의 전쟁을 치르느라 정신이 없다. 어릴 때부터 앓아온 만성 비염 때문에 작년에는 수술까지 했지만, 올해 초부터는 다시 비염의 고통이 시작되고 있다. 환절기에 접어들면서 점점 고통이 심해지자 바쁜 와중에 병원을 찾아 스프레이 형식의 휴대용 점막수축제를 처방 받았다. 처음에는 하루에 3~5번만 뿌려도 시원함이 지속됐으나, 이제는 한 시간에 2~3번을 뿌려도 시원치가 않다. 이렇다 보니 신경이 예민해져 짜증을 자주 내고 성적도 오히려 내려가는 안타까운 상황이 되었다.

뿌리는 점막수축제는 ‘양날의 칼’

김 군과 같은 비염 환자들이 흔히 애용하는 비 점막 수축제는 그야말로 ‘양날의 칼’과 같은 존재다. 이런 점막 수축제를 사용했을 시 초기에는 코 점막의 혈관이 수축되면서 코 막힘 증상이 시원하게 뻥 뚫리는 것을 느낄 수 있다. 효과가 즉각적이고 강하기 때문에 점막 수축제를 처음 사용하는 비염 환자들에게는 이만한 비염 치료 효과가 없게 느껴질 정도로 맹신하게 된다. 이런 즉각적인 시원함을 얻기 위해 비염 환자들은 점막 수축제를 코 막힘 증상이 느껴질 때마다 수시로 코에 뿌리게 된다.

그러나 여기에는 치명적인 부작용이 숨어있다. 비 점막 수축제와 같은 약들은 코 점막의 혈관을 자극하여 부풀어 오른 점막을 축소시키지만, 몇 시간이 지나면 이에 대한 반동으로 코 점막이 더 심하게 충혈되게 된다. 결과적으로는, 환자는 좀 전보다 더 답답함을 느끼고 점막 수축제의 사용 횟수는 늘어나게 된다. 이 과정이 반복되면 코 점막의 방어기전이 떨어져 각종 세균들의 침입을 이겨낼 수가 없어 증상이 더욱 악화되게 된다.

특히 만성비염 환자가 점막 수축제를 장기간 사용하게 될 경우, 약에 대한 의존도는 높아지고 반발작용만 더욱 커지고 심하면 저혈압, 부정맥, 심근손상, 불면증 등의 질환을 초래할 수 있기에 되도록이면 사용을 자제하는 것이 좋다. 비 점막 수축제를 사용할 때에는 감기로 인한 급성비염 증상을 호소할 때 3~5일 정도 단기간 동안만 사용해야 하고, 사용 전 반드시 설명서를 읽어보고 5일 이상 사용 시에는 전문의의 진단을 받아야 한다.

천연 한방성분 연고와 침술로 부작용 없는 시술 가능

한방에서는 콧속의 나쁜 기운을 밖으로 배출시켜 코가 제 기능을 할 수 있도록 만들어주는 원리로 비염을 치료한다. 우선 내시경으로 코 점막의 치료 부위를 정확히 확인한 다음, 부어있는 점막에 직접적으로 침을 놓아 붓기를 가라앉혀 코 막힘을 해결한다. 점막에 직접 침을 시술한다고 하여 점막침술이라 한다. 침을 사용하나 순간적으로 점막을 자극하는 침술로 어린 아이들에게도 통증 부담이 거의 없다.

코편한한의원 대치점 고현종 원장은 “점막침술에 후에는 천연 한방성분의 연고(외용제)를 콧속에 발라 염증을 다스리는데, 환부에 직접 작용하기 때문에 효과가 빠르며 부작용이 거의 없다. 동의보감에 따르면 예로부터 코 질환에 외용제를 흔히 사용했는데 이를 발전시킨 치료법이 점막재생요법이다. 비염의 가장 큰 문제인 재발을 방지하기 위해 점막침술과 점막재생요법과 함께 개인 체질에 맞는 한약을 통해 면역력을 증진시키는 치료가 병행되기도 한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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