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검토 안되면 불참”

새누리당 대선후보 경선에 나선 4명의 비박(비박근혜) 주자들은 22일 선거운동 기간 치러지는 합동연설회 프로그램에 반발하며 전면 재검토를 요구했다.

10차례 치러지는 합동연설회의 1부 프로그램이 후보 자질을 검증하겠다는 경선 취지에 맞지 않고 ‘시간 때우기’ 성격이 강하다는 게 이들의 주장이다.

당 경선관리위원회는 합동연설회를 1부 지정주제발표와 2부 후보별 정견발표로 나눠 진행하되, 1부에서는 5차례 찬조연설과 5차례 동영상 발표를 하기로 하고 각 후보캠프에 통보했다.

찬조연설에 있어선 첫번째 광주 합동연설회에서 ‘대통령 후보가 다른 후보에게’라는 주제로 사실상 경쟁 후보를 칭찬하도록 했다. 후보별 찬조연설 대상은 연설회에 앞서 추첨으로 정해진다.

비박주자측 관계자는 “장단점을 평가하자는 것이지만 서로 흠집내지 말자고 해놓고 단점을 얘기할 수는 없지 않느냐”라며 “마음에도 없는 칭찬과 격려를 하라는 것”이라고 말했다.

동영상의 경우 네번째 제주에서 ‘내인생 책’을, 마지막날 안양에서 ‘2018년 2월 대통령을 퇴임하는 내가 2012년 경선후보인 나에게 보내는 편지’를 각각 주제로 제작해 발표하도록 했다.

비박주자 측은 이런 프로그램으로는 지역 여론을 수렴하고 소통하겠다는 권역별 연설회 취지를 달성할 수 없고, 다섯 편의 동영상 제작비용도 만만치 않다는 입장이다.

아울러 유력 대권주자인 박근혜 전 비대위원장에 대한 비박주자들의 검증 공세를 피하려는 ‘시간 때우기’ 목적이 아니냐는 의혹까지 제기하고 있다.

이와 관련, 임태희 전 대통령실장과 김태호 의원ㆍ안상수 전 인천시장ㆍ김문수 경기지사(기호순) 등 비박주자 4명의 대리인은 전날 모임을 갖고 반대 입장을 정리했으며, 1부 프로그램의 주제를 정하지 말고 후보자 자유선택에 맡길 것을 당 경선관리위에 공식 요구했다.

김 지사 대리인인 신지호 전 의원은 연합뉴스와의 통화에서 “이런 대학신입생 오리엔테이션이나 학예회 수준의 프로그램을 받아들일 수 없다”며 “요구사항이 수용되지 않으면 4명의 주자들이 1부 프로그램에 불참하고 그 시간 공동기자회견으로 부당성을 알릴 것”이라고 말했다.

앞서 당 경선관리위는 합동연설회 횟수를 13차례에서 6차례로 줄이는 방안을 검토했으나 비박주자들이 강력 반발하자 10차례로 결정했다. 합동연설회는 26일 광주를 시작으로 부산, 창원, 제주, 천안, 서울, 김천, 춘천, 인천, 안양을 차례로 돌며 진행된다.
저작권자 © 중앙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