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측 "사무직으로 생산 차질 최소화"

국내 최대 자동차 부품업체인 ㈜만도(회장 정몽원) 노조가 27일 임단협 협상 결렬을 이유로 전면 파업에 돌입하자 사측이 곧바로 직장폐쇄라는 초강수로 맞섰다.

고(故) 정주영 현대그룹 명예회장의 동생인 정인영 회장이 1962년 설립한 현대양행이 전신인 만도는 자동차 제어장치, 조향장치 등을 생산해 국내외 완성차업체에 공급하고 있다. 종업원 수는 4천400여명이다.

올해 예상 매출액은 국내 기준 3조4천억원, 글로벌 연결기준으로 5조3천억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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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측의 이번 조치에 맞서 만도 노조가 파업을 장기화할 경우 완성차 업계의 생산 차질로 이어지는 등 상당한 규모의 피해가 발생할 것으로 예상된다.

더욱이 만도 노조의 상급단체인 민주노총 금속노조가 사측의 이번 조치에 반발해 산하 지부를 대거 동원해 연대 투쟁에 나설 경우 자칫하면 국내 자동차 산업 전반에 걸쳐 메가톤급 파장을 끼칠 수 있어 귀추가 주목된다.

만도 사측은 직장폐쇄 결정과 관련해 노조 파업으로 인한 부품 생산 차질이 완성차 생산 차질로 이어지는 피해를 최소화하기 위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사측은 "부분 파업을 벌여오던 만도 지부는 25일자 노조 소식지에서 장기 투쟁을 예고했고 27일 전면파업에 돌입했다"며 "조합원들을 생산현장에서 배제하고 사무직 인력으로 생산에 나서 결품사태를 방지하기 위해 직장폐쇄를 단행했다"고 강조했다.

사측은 또 "조합원들의 평균 연봉이 9천만원을 상회하는 등 업계 최고의 근로조건에서 일하면서도 근로조건 향상과 무관한 요구로 회사 경영에 피해를 끼쳐 직장 폐쇄를 결정했다"고 덧붙였다.

만도는 현대차·기아차·쌍용차 등 완성차업체들에 브레이크·조향장치·현가장치 등을 납품하고 있는데 그동안 잔업 거부와 부분파업 등으로 부품 재고가 1일 납품량 정도밖에 남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따라서 파업이 장기화할 경우 완성차업계도 생산 차질로 인한 채산성 악화를 피할 수 없는 상황이다.

사측은 우선 직장폐쇄를 통해 2천260명에 달하는 노조 조합원들의 공장 출입을 봉쇄하고 1천여명의 사무직원을 투입해 생산 차질을 최소화할 계획이다.

사측의 한 관계자는 "조합원 중 생산 라인에서 근무하는 인원은 1천500명도 안되기 때문에 1천여명에 달하는 사무직원 투입으로 당분간 부품 생산 차질을 최소화할 수 있다"며 "또 30일부터 다음달 4일까지 현대차와 기아차 생산직 근로자들이 휴가에 들어가기 때문에 이 기간에는 별다른 문제가 없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그러나 파업이 장기화하면 비숙련 사무직원을 동원한 부품 생산도 한계에 봉착할 수밖에 없기 때문에 사측은 직장 폐쇄 중에도 노조와 교섭을 통해 파업 사태 해결을 시도할 방침이다.

만도 지부는 직장폐쇄 결정이 나자 곧바로 쟁의대책위원회를 소집해 사측의 직장폐쇄와 관련해 대응 방안을 논의하기로 했다.

지부의 한 관계자는 "쟁대위에서 오늘 대응책을 논의할 예정"이라며 "상급단체인 금속노조와도 상의 중"이라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사측에서 조합원 평균 연봉이 9천만원이라고 주장하고 있는데 현행 기본급 수준을 고려하면 조합원들이 연일 야근과 특근에 시달렸다는 점을 알 수 있을 것"이라고 사측의 주장에 맞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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