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2년 런던올림픽에 나선 한국 유도가 뒤늦게 터진 김재범(27·한국마사회)의 금메달 소식에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다.

세계랭킹 1위인 김재범은 31일 오후(현지시간) 영국 런던의 엑셀 런던 노스아레나에서 열린 런던올림픽 남자유도 81㎏급에서 우승하면서 한국 선수단의 세 번째 금메달이자 유도 종목 첫 번째 금메달의 주인공이 됐다.

유도 대표팀은 이번 런던올림픽에 남녀 대표팀 14명(남 7명·여 7명)을 파견했다.

대표팀은 대회 이틀째인 29일 남자 66㎏급에서 조준호(한국마사회)가 ’판정번복’의 우여곡절 끝에 동메달을 따내 첫 메달 소식을 전했다.

하지만 유력한 금메달 후보로 손꼽은 왕기춘(포항시청)이 30일 남자 73㎏급에서 팔꿈치 부상과 컨디션 난조의 악재가 겹쳐 노메달에 그쳐 큰 충격을 줬다.

대회 사흘째까지 여자 대표팀은 3종목(48㎏·52㎏·57㎏급)에서 노메달에 그쳤고, 남자 대표팀 3종목(60㎏·66㎏·73㎏급)에서 동메달 1개가 전부였다.

2004년 아테네 대회와 2008년 베이징 대회에서는 유도가 한국 선수단에 1호 금메달을 선물하면서 ’효자종목’의 역할을 톡톡히 했지만 이번 런던 대회에서는 사정이 달라지고 말았다.

이 때문에 한국 유도가 이번 대회에서 2000년 시드니 대회 이후 12년 만에 ’노 골드’의 아픔을 재현할 수도 있다는 우려의 목소리까지 나왔다.

이런 힘겨운 상황 속에 첫 금메달의 부담을 떠안고 매트에 나선 김재범은 32강전에서 야크효 이마노프(우즈베키스탄)을 밭다리걸기 유효를 꺾고 순항을 알렸다.

이후 8강에서 에마누엘 루센티(아르헨티나·랭킹 24위)에게 3개의 지도를 빼앗아 절반승을 거둔 김재범은 준결승 상대인 이반 니폰토프(랭킹 13위)마저 업어치기 절반승으로 이겨 금메달에 바짝 다가섰다.

마침내 결승에 오른 김재범은 2008년 베이징 올림픽 결승전 상대였던 올레 비쇼프(독일)을 다시 만나 안다리걸기로 유효 2개를 빼앗으며 설욕에 성공해 금메달의 주인공이 됐다.

김재범의 금메달이 확정되는 순간 감독석에 앉아 있던 정훈 감독은 두 손을 번쩍 들어올리며 제자의 금메달을 축하했다.

특히 ’판정번복’ 논란에 이어 금메달 후보였던 왕기춘(포항시청)이 노메달에 그쳐 잔뜩 위축됐던 정 감독은 김재범의 등을 두르리며 한도의 한숨을 내쉴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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