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슈 취재] 제2롯데월드 신축 허용 후폭풍

<민주당 이재명 부대변인 직격 인터뷰>

"안보 팔아먹은 행위‥대국민투쟁 경고"

제2
신축이 허용 쪽으로 잠정 결정됐다. 정부는 지난 7일 조중표 국무총리실장 주재로 행정협의조정위원회 실무위원회를 열어 제2롯데월드 신축 허용을 위해 성남비행장의 활주로를 3도 변경하는 대안을 의결했다. 이와 관련 정부는 “제2롯데월드가 올라가면 4조8000억원 상당의 경제유발효과가 발생하는 등 국가경제에 큰 도움이 된다”는 입장이다. 하지만 정부의 이번 결정에 대해 민주당, 민노당 등 야당과 함께 자유선진당, 성우회, 뉴라이트 일각 등 보수세력들의 반대도 거세지고 있다. 국민여론 또한 성남시민을 중심으로 상당히 격앙돼 있는 상태. 시사주간지 <사건의내막>은 제2롯데월드와 관련 각계각층의 입장을 들어봤다.


민주당, “제2롯데월드 신축 허가는 안보를 팔아먹은 행위…대국민 투쟁 나설 것”
성남시, “롯데 초고층빌딩보다 우리가 먼저, 최소한 198m까지는 개발 허용해야”


▲잠실 제2롯데월드 조감도     ©브레이크뉴스
지난 7일 제2롯데월드의 신축을 허용할 것이라는 발표가 언론을 통해서 보도되자 정치권과 시민사회단체들이 들썩였다. 하지만 무엇보다도 격앙된 곳은 성남시.

이날 이후 성남시민들의 자발적 모임인 ‘제2롯데월드 반대 대책위원회’를 중심으로 제2롯데월드 반대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만약 제2롯데월드가 올라가고 성남시의 고도제한에 변화가 없을 경우 100만 성남시민들이 촛불을 들고 반정부 시위라도 벌일 듯한 태세다.

이는 정치권도 마찬가지. 제2롯데월드와 관련 정계는 한나라당 내 친이 세력이 여타의 다른 정치세력에게 포위당한 상태. 민노당과 민주당은 “사상 초유의 권력형 비리이며
게이트”라며 반발하고 있고, 자유선진당과 한나라당 내 친박 세력들도 제2롯데월드 신축 허용에 대한 반대 입장을 분명히 하고 나서 파장이 확산되고 있다. 특히 대표적 우파 시민 세력인 성우회(星友會: 예비역 장성들의 모임)마저 청와대의 이번 결정을 직설적으로 비판하고 있어 눈길을 끈다.

“악질적 정경유착 비리”

민주당은 7일 정부의 행정조정심의위원회의 제2롯데월드 신축 허용과 관련 “이번 결정은 지금까지와는 다른 형태의 정경유착이고 재벌 특혜다. 특히 롯데건설 사장과 이명박 대통령이 절친한 친구 사이이기 때문에 가능했던 전형적인 친구 게이트다”고 맹비난했다.

민주당 이재명 부대변인은 “이는 지금까지 정경유착 중에서 일반 서민들에게 직접적인 피해가 가는 가장 최악의 사례”라고 주장했다.

옷 로비 게이트, 린다김 게이트, 최규선 게이트 등 지금까지의 정경유착 비리는 최소한 차상위 계층을 상대로 한 것으로 서민들에게는 직접적인 피해가 없었다는 것. 하지만 이번 사태의 경우 수많은 서민들이 직접적으로 재산상 손해를 볼 수밖에 없다는 점에서 최악의 사례라는 것이 민주당의 입장이다.

성남시뿐만 아니라 제2롯데월드 신축이 허용돼 서울공항의 활주로를 3도 변경하게 되면 서울의 송파구와 강동구가 새롭게 고도제한 구역으로 묶일 수밖에 없어 또 다른 반발이 예상되고 있다.

이와 관련
업계의 한 관계자는 “서울공항 활주로가 변경되면 송파구는 구내 마지막 개발 지역인 거여·마천·장지동 일대가 고도제한으로 묶이게 된다”고 말했다. 또 부동산 개발의 시각으로 보면 강동구는 송파구에 비해 개발할 여력이 아직도 많이 남아 있는 상황. 결국 제2롯데월드를 허용하기 위해 송파구와 강동구에 거주하는 수만여 주민들은 재산상 손해를 감수해야 한다는 것.

“안보우선 원칙 근간 무너져”

이재명 부대변인은 또한 “서울공항은 일반 공항이 아닌 대표적인 전투공항이다”며 “남북 대치상황에서 서울과 수도권을 방어하기 위한
의 거점으로 서울공항을 대치할 만한 곳이 없다”며 “군사안보적 측면에서 핵심적인 이곳을 높은 건물 하나 짓자고 임의로 변경한다는 것은 안보원칙에도 위배된다”고 주장했다.

실제로 공군의 한 관계자에 따르면 북한과 전쟁이 일어나게 되면 서울공항이 얼마만큼 제 역할을 하느냐에 따라 수도권이 불바다가 되느냐 마느냐가 결정 나게 된다는 것.

이 관계자는 “북한의 전술교리에 따르면 개전 초기 휴전선 인근의 장사정포가 수도권 인근을 쑥대밭으로 만든 후 인민군의 남하가 시작된다”며 “이때 남한에서 문제의 장사정포를 시간 내에 직접 타격해서 무력화시킬 수 있는 유일한 거점이 바로 서울공항이다”고 말했다. 그런데 휴전선의 북한 장사정포를 무력화시키기 위한 전투기 출격 및 미사일 등의 발사 궤도에 제2롯데월드 초고층빌딩이 있다는 것이다.

이와 관련 이재명 부대변인은 “서울공항이 옮겨지거나 활주로 등이 변경된다면 결국 공군의 작전계획 자체가 바뀌게 된다”며 “이처럼 국가안보의 최전선을 담당하고 있는 거점을 건물하나 짓자고 변경한다면 차후 다른 지역에서 다른 재벌들이 비슷한 요구를 할 때 뭐라고 할 수 있겠나”며 “안보제일의 원칙을 헌신짝 버리듯 저버리는 나쁜 선례가 된다”고 말했다.

그는 또 성남 주민들에 대한 형평성 문제를 지적했다.

그는 “성남 주민들은 서울공항의 활주로 때문에 38년간 고도제한에 묶여왔고 이로 인해 재개발, 재건축에서 큰 불이익을 받고 있다”고 말한 뒤 “그런데 성남 주민들의 38년 된 민원을 안보라는 이유로 거절한 정부가 재벌이 경제유발효과를 예로 들면서 요구하니까 바로 해결해 준다는 것이 말이 되느냐”며 “이는 올바른 정치가 아니다”고 주장했다.

“활주로 변경, 得보다 失이 커”

하지만 청와대와 롯데그룹 측은 4조8000억원 상당의 경제유발효과를 주장하며 “
경제 시국에 경제를 최우선으로 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이에 대해 이재명 부대변인은 “청와대 측이 주장하는 경제유발효과가 거짓말은 아닐 것”이라면서도 “모든 일에는 득실을 따져봐야 한다”고 반박했다.

이 부대변인은 “청와대측의 경제유발효과가 득에 속한다면 안보제일원칙 폐기, 군 사기 저하, 원칙포기, 성남시민의 반발 등 잃어버리는 것이 더 많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만약 성남시의 고도제한이 강화되고 강남·송파구 등의 개발이 제한될 경우 전체적으로 보면 제2롯데월드의 경제유발효과 이상의 손실이 불 보듯 뻔하다”고 주장했다.

이 부대변인은 마지막으로 “제2롯데월드 허용은 있어서는 안 될 일이며 이명박 대통령의 친구가 그룹 CEO로 있기에 가능한 전형적인 친구 게이트”라고 거듭 강조했다.

성남시민대책위, “일개 재벌 요구 들어주면서 시민의 숙원은 무시” 성토
예비역 장성 모임 성우회, 자유선진당 “제2롯데월드 허용은 재고돼야”




민주당, 범국민 대책위원회 만들 것

이재명 부대변인은 “이명박 정부의 특징은 어떤 국정에 대해 때로는 격렬하게 찬반을 논의해서 합리적 정당성을 도출하는 것이 아니라 결론을 미리 정해 놓고 반대진영을 공박 혹은 설득할 수 있는 논리를 정해진 기간 안에 개발해 내는 것”이라며 “결국 불완전한 졸속행정이 이뤄질 수밖에 없다”고 주장했다.

그는 "제2롯데월드의 초고층빌딩은 안보적으로나 경제적으로나 해서는 안 되는 것이다“며 민주당은 안보제일원칙을 정면으로 위배한 이번 제2롯데월드 허용 결정에 대해 청문회를 요구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또 “제2롯데월드의 초고층빌딩 허용 결정의 철회를 위해 민주당 등 정치권과 시민들이 참여하는 범국민대책협의회를 조직해 투쟁에 나설 것”이라고 밝혔다.

이념적으로 더 보수적이라고 평가받는 자유선진당도 청와대의 이번 결정을 정면으로 반박하고 나섰다. 자유선진당의 박선영 대변인은 “정부는 국가안보와 국민의 생명 그리고 재산에 대한 안전을 최우선으로 해야 한다. 아무리 경제가 어렵기로서니 세상에 어느 나라가 경제를 위해 안보를 희생하나”라고 성토했다.

박선영 대변인은 지난 7일 조원동 총리실 국정운영실장이 “계기비행 가능한 장치를 보완하면 안전에 대체로 무리가 없다는 게 대체적인 의견”이라는 발표와 관련 “안전에 ‘대체로’ 무리가 없다니 이 무슨 망발이란 말인가. 안전이 완벽하게 보장된다고 하더라도 국민은 불안할 텐데 ‘대체로 안전하다’니”라며 정면 비판했다.

성남시민, “재벌보다 우리가 먼저”

한편 성남시는 잠실 초고층빌딩 신축을 사실상 허용한 행정조정심의위원회의 발표와 관련 “이번 발표에 제2롯데월드의 초고층빌딩을 허용하기 위해 국가안보의 중요한 역할을 하는 활주로는 변경해 주면서 성남시의 고도제한에는 아무런 코멘트가 없는 것은 성남시민을 우롱하는 처사”라고 주장했다.

이와 관련 성남시의 한 관계자는 “잠실에 초고층빌딩이 들어서는 것에 대해 왈가왈부할 생각은 없다”며 “문제는 이번 조치에 성남시의 38년 된 민원은 빠졌다는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우리의 주장은 고도제한을 아주 풀어달라는 것은 아니라 고도제한구역 내 위치한 영장산의 높이인 193m까지만 허용해 달라는 것뿐”이라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서울공항의 전투기들은 영장산으로 인한 안전거리를 확보하기 위해 항상 300m 이하로는 내려오지 않고 있다”며 “이 때문에 영장산 높이까지만 고도제한을 풀어준다면 지역 재개발과 재건축에 아무런 문제가 생기지 않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또 성남시 고도제한해제를 위한 범시민대책위원회의 박도진 상임대표는 “서울공항 때문에 묶여 있는 고도제한을 해제할 수 있다면 롯데 초고층빌딩보다 우리가 먼저”라며 “대재벌 롯데는 한 번에 민원을 해결해 주고 30만 시민의 38년 된 민원에는 고개를 돌리는 것은 있을 수 없는 처사”라고 주장했다.

그에 따르면 롯데월드 부지는 전투기의 이착륙 직선거리에 있는 반면 성남의 고도제한 구역은 선회 비행구역에 불과하며 그나마 영장산 때문에 300m 이하로는 비행하지 않는다. 또 민원 역시 성남시민들의 경우 38년간 제기해 온 반면 롯데그룹은 실제로 민원을 제기한 지 얼마 되지 않는다는 것.

뿐만 아니라 잠실의 고도제한 해제로 얻는 혜택은 롯데그룹에만 귀속되지만 성남지역의 고도제한 완화는 30만 성남시민들에게 혜택이 돌아간다는 것이다.

또한 경제유발효과와 관련해서도 성남시의 고도제한을 완화함으로써 생기는 개발과 그에 따른 경제유발효과가 잠실 제2롯데월드에서 기대되는 것보다 적지는 않을 것이라고 주장한다.

박도진 상임대표는 “이명박 정부는 안보냐 경제냐와 함께 일개 재벌의 이익만을 대변할 것인가 수십만 국민의 이익을 생각할 것인가를 판단해야 한다”고 주장했다.[e중앙뉴스 기사제휴사=브레이크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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