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합진보당 내분 사태가 13일 민주노총의 전면적인 지지철회로 새로운 국면으로 접어들었다.

민노총이 통합진보당의 최대 지지세력인 만큼 당 기반이 급속도로 흔들리면서 신당권파의 새 진보정당 건설 움직임은 가속화될 것으로 보인다.

더구나 민노총은 통합진보당의 전신으로 2000년 출범한 민주노동당과 함께해왔다는 점에서 이번 지지철회는 진보정당 역사에서 의미가 크다.

특히 지난 5월 기준으로 통합진보당 당원 7만5천여명 중 민노총 소속은 3만5천명에 달할 정도로 비중이 크다.

신당권파 측은 예상한 대로 민노총의 결정이 이뤄지자 환영하는 분위기다. 신당권파 측은 새 진보정당을 건설하기로 결정하면서 민노총에 공을 들여왔다.

그렇다고 이번 지지철회가 신당권파 측에 대한 직접적인 지지로 이어지기는 어렵다는 게 당과 노동계 안팎의 대체적인 관측이다.

민노총 중앙집행위원회의 구성이 여러 세력이 혼재돼 있는데다, 아직 신당권파의 신당 창당에 대해 신뢰가 두텁지 못하다.

통합진보당 관계자는 “민노총 중앙이 구당권파, 신당권파, 새로운 노동자 정당건설 측, 진보신당 지지층 등으로 나뉘어 있다”면서 “당분간 한쪽으로 쏠리기는 어려울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나 신당권파 측은 창당 과정에서 민노총 측에 끊임없이 구애를 보낼 것으로 예상된다.

민노층의 지지가 담보될 경우 진보정당으로서의 정통성을 확보하기 유리하기 때문이다.

이 같은 상황에서 신당권파 측은 이날 저녁 국회 헌정기념관에서 진보정치혁신모임 수도권 보고대회를 열어 세몰이를 가속화했다.

구당권파 측은 직격타를 맞았지만, 충격이 크지 않을 것이라고 자신하고 있다.

구당권파 측 관계자는 “민노총 중앙의 공식적인 지지철회가 각 부문과 당원들로 바로 이어지지는 않을 것”이라며 “우리를 지지하는 부문은 많다”고 말했다.

진보신당 창준위도 민주노총에 구애의 손길을 보내고 있다.

박은지 창준위 대변인은 이날 논평에서 “10년 진보정당의 초석이었던 민노총 노동자들이 왜 진보정당에서 소외되고 돈과 표로만 전락해왔는지 근본적인 성찰이 담겨야 할 주관식 서술형 답안을 함께 구성하고 싶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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