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래하는 지휘자, 이종만 4집 앨범 “노래이야기” 출시 뉴트리팝스오케스트라 지휘자 이종만의 사람냄새 물씬 풍기는 노래

노래하는 지휘자 이종만, 진솔한 삶을 노래하다

 
▲  가수 이종만
세월이 흘러도, 또 몇 번을 들어도 또 다시 빠져 드는 음악들이 있다. 현란하고 화려한 테크닉이나 정신없이 난무하는 전자음으로 버무려진 음악이 아니라, 마음속 울림이 있는 노래들이 그렇고 어쿠스틱한 감성이 배인 그리운 시절의 노래들이 그렇다.

‘음악이 생의 전부는 아니겠지만’, ‘장돌뱅이’ 등 삶과 음악의 진솔함을 노래했던 가수 이종만이 오랜만에 자신의 음악인생을 노래로 엮어 새 앨범을 발매했다. 1979년부터 포크음악 활동을 시작한 이종만은 80년대 포크 노래모임 ‘참새를 태운 잠수함’과 그룹 ‘이종만과 자유인’으로 많은 이들의 머릿속에 각인된 포크 뮤지션. 그는 뉴트리팝스오케스트라의 지휘를 맡고 있는 지휘자이기도 하다. 그의 4집 앨범으로 이종만 특유의 ‘사람 냄새 물씬 풍기는 노래’들이 담겨 있는 이번 앨범은 23일부터 SBSi, 멜론, 도시락, 엠넷미디어, 소리바다 등 각종 음악감상 사이트를 통해 오픈된다.

메인 타이틀 곡‘어느 보조 웨이터의 이야기’

메인 타이틀 곡이라 할 수 있는 ‘어느 보조 웨이터의 이야기’는 70, 80년대 시골에서 꿈과 희망을 안고 서울로 상경했던 젊은이의 이야기. 고향을 등지고 상경해 겪는 어느 보조 웨이터의 애잔한 이야기는 호소력 짙은 그의 목소리와 진한 블루스 기타 선율이 함께 어우러져 가장 매력적인 빛을 발한다. 또 우리네 어려웠던 시절의 이야기이지만, 왠지 지금 ‘코리안 드림’을 꿈꾸며 서울땅을 밟은 조선족이나 외국인 노동자의 모습이 오버랩 되면서 더 애틋한 여운을 남긴다.

이어서 두 번째 트랙은 남성듀엣 ‘일기예보’의 멤버였던 나들이 작곡한 ‘자유의 바람’. 답답하고 스트레스 가득한 도시를 탈출하고픈 우리들에게 이 곡은 신나는 포크 록 리듬과 함께 수평선 푸른 바다가 바로 눈앞에 펼쳐진 것처럼 우리의 눈과 귀를 시원하게 해준다. 사랑하는 사람을 떠나야 하는 아픔을 이야기하는 ‘애별리고’는 잔잔한 기타 선율을 바탕으로 자조 섞인 듯 읊조리며 노래하는 목소리가 인상적이고, 젊은날의 사랑을 추억하게 만드는 ‘푸른 노트’는 서정적인 멜로디에 파도소리와 갈매기 소리까지 어우러져 아련하게 다가온다. ‘살아 있는 기억’과 ‘사랑이 내게 있어’는 노랫말을 음미하며 들으면 더 좋다. 어니언스의 ‘편지’, ‘장미’ 등 아름다운 노랫말을 많이 지어온 작사가 김미선이 작사한 곡으로 부러 꾸미지 않고 진솔한 가사를 추구하는 이종만의 음악세계를 잘 엿볼 수 있다. 특별하게 여성 보컬리스트 최현아가 객원으로 참여해 부른 ‘한 새벽’은 호소력 짙은 그녀의 목소리와 애절한 가사가 절묘하게 조화를 이뤄 감성을 자극한다. 또한 보너스 트랙으로 수록된 ‘음악이 생의 전부는 아니겠지만’과 타고난 노래꾼 장사익씨가 최근 리메이크 하기도 한 ‘장돌뱅이’는 옛 시절에 대한 그리움과 함께 아련한 감성을 불러일으킨다.

가수 이종만은 다반향초 같은 사람...

가수 이종만과 오랫동안 인연을 맺어온 덕신 스님은 그를 ‘다반향초’ 같은 사람이라 했다. ‘차를 반이나 마셨으되, 그 향기는 처음과 같다’는 ‘다반향초’의 뜻처럼, 늘 처음 모습 그대로의 순수함을 간직하고 있으면서 자신만의 음악으로 향기를 내는 사람. 그래서 그의 음악을 들으면 소박하지만 진하고 깊은 향내가 난다. 결코 현란하거나 화려하지 않고 사람 냄새 물씬 나는 음악을 들려주는 이종만. 기회가 된다면 꿈과 희망이 담긴 건전가요 같은 작업도 하고 싶다는 그가 앞으로 4집 활동과 함께 더욱 왕성한 활동을 펼치길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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