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지원·문성근측 "합법적"

민주통합당 공천을 받아주겠다고 약속하고 투자금 수십억원을 챙긴 혐의로 검찰 수사를 받고 있는 양경숙(51) '라디오21' 전 대표가 지난 4·11 총선을 앞두고 당시 당 지도부에 속했던 박지원 원내대표와 문성근 전 대표 대행에게 후원금 500만원씩을 낸 것으로 27일 확인됐다.

또 양씨에게 공천을 부탁하며 돈을 건넨 혐의를 받고 있는 이모(57)씨와 정모(53)씨도 박 원내대표에게 각각 500만원을 냈다.

문 전 대행 측이 선관위에 보고한 자료에는 양씨의 생년월일이 '1967년 7월 15일'로 틀리게 기재돼 있고 직업은 '자영업'이라고 적혀 있다.

선관위는 그러나 "두 사람이 주소와 전화번호가 모두 정확히 일치해 동일인으로 판단된다"며 "생년월일에서 오기(誤記)가 있었던 것 같다"고 했다.

양씨가 후원금을 낸 당시는 민주당의 4·11 총선 공천 작업이 한창 이뤄지던 때로, 양씨 본인도 비례대표 후보로 공천 신청을 했다. 양씨는 이후 면접 심사 대상 75명 안에까지 들었다.

박 원내대표는 이에 대해 "양씨 등과는 정치권에서 만나 아는 사이"라며 "합법적인 후원금을 받은 것으로 문제 될 게 없다"고 했다.

문 전 대행 측도 "양씨와 '국민의 명령'을 함께하긴 했지만 가까운 사이는 아니었다"며 "후원금은 적법한 절차를 거친 것"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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