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패권세력 책임론" vs "근거없는 정치공세"

민주통합당의 `비문'(非文ㆍ비문재인) 주자들이 27일 대선 후보 경선을 놓고 `이-문'(이해찬-문재인) 담합론에 불을 댕겼다.

문 후보측에 치우친 불공정한 경선 관리의 배경에는 문 후보를 민주당 후보로 올려놓으려는 이 대표 등 당 주류 일각의 암묵적 지원이 자리잡고 있다는 주장으로, 이들 비문주자는 `패권세력'이란 표현까지 써가며 포문을 열었다.

민주당 경선을 둘러싼 `문 대 비문'간 갈등이 손학규ㆍ김두관 후보의 복귀로 극단적 파국 위기는 넘겼지만 `이-문 담합설'을 계기로 제2라운드로 접어들면서 감정싸움도 격화되는 모양새다.

손 후보는 이날 경선 복귀 후 트위터에 "민주당을 더 이상 특정계파와 조직된 소수에 좌우되는 정당, 패권세력의 볼모로 남겨두지 않겠다"며 사실상 `이-문' 담합론을 겨냥했다.

그는 "민주당 경선은 시작부터 정당성을 부여할 수 없는 경선이 됐고 그 모든 책임은 당과 선관위에 있다"라며 "역전 드라마는 이제부터 시작"이라고도 했다.

또한 손 후보측은 성명을 내고 "문 후보 캠프의 내부 경선 전략을 담은 이메일 수신대상에 지도부와 선관위 일부 인사가 포함됐다"라며 이메일 수신 당사자로 친노 좌장격인 이 대표 등을 지목, 이 대표의 사과 및 선관위원장 사퇴를 요구했다.

김 후보도 이날 복귀 선언을 하면서 "친노라는 이름의 세력이 당의 새로운 기득권과 특권이 되고 있다"며 "일부 패권세력이 주도하는 민주당 경선을 국민이 주도하는 축제로 바꿔달라"고 직격탄을 날렸다.

지난달 말 `문재인으로 질 것인가, 김두관으로 이길 것인가'라는 네거티브 공세에 나섰다 역풍을 감안, 한동안 자제해온 공격 모드를 재개한 것으로, `이-문' 담합론을 염두에 둔 것이라는 시각이 안팎에서 나온다.

앞서 김 후보측 안민석 의원도 이날 오전 라디오 인터뷰에 출연, "보이지 않는 검은 손"이라는 표현을 써가며 이 대표 책임론을 꺼내 들었다.

이들 비문진영의 주장에는 이번 경선이 문 후보를 결선 없이 당 대선후보로 연착륙시키려는 이 대표 등 당 주류 일각의 `준비된 시나리오'에 따라 흘러가고 있다는 의구심이 깔려 있다
.
지난 원내대표 경선 과정에서 불거진 `이-박'(이해찬-박지원) 담합론의 연장선에서 충청 출신 당 대표, 호남 출신 원내대표, 영남 출신 대선 후보로 이어지는 삼각축을 완성시키려는 프로그램이 가동되고 있다는 게 비문 진영의 주장이다.

다만 범친노 진영으로 분류돼온 정세균 후보는 공격 전선에서 한발 빠져있다.

이에 대해 문 후보측 핵심 인사는 "당의 공정한 경선관리를 책임지는 당 대표가 어떻게 특정캠프를 도울 수 있겠느냐"면서 `이-문' 담합론에 대해 "실체도 없는, 말도 안되는 이야기"라고 일축했다.

또다른 관계자도 "근거 없는 정치공세를 하면 안된다"고 비판했다.

특히 이 대표측은 손 후보측의 이날 이메일 관련 의혹 제기에 "손 후보측이 담합의 증거로 제시한 이메일은 제3자의 주소"라며 즉각 반박, 진실공방으로까지 비화되는 양상마저 연출되고 있다.

저작권자 © 중앙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