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민단체ㆍ쌍용차노조원 입구 봉쇄..전태일 다리로 이동

박근혜 새누리당 대선 후보의 전태일 재단 방문이 유족과 시민단체 관계자들의 저지로 무산됐다.



박 후보는 28일 오전 서울 종로구 창신동에 있는 전태일 재단을 찾았으나, 고(故) 전태일 열사의 동생인 전태삼씨와 민주열사추모연대, 쌍용자동차 노조원 등이 입구를 봉쇄해 발길을 돌려야 했다.

박 후보는 이날 오전 10시25분쯤 현장에 도착했으나, 관계자들로 인해 전태일 재단으로 통하는 골목길이 막히자 박계현 재단 사무국장과 간단하게 통화만 한 뒤 돌아섰다.

전태삼씨는 방문을 막으며 “쌍용자동차 사태에 대한 입장을 밝히고, 희생된 노조원들의 분향소부터 다녀오라”는 내용의 자필 편지를 박 후보에게 전달한 것으로 전해졌다.

박 후보는 재단 방문이 무산되자 서울 청계천 6가에 있는 전태일 다리로 이동해 전태일 열사 동상에 참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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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태일 다리는 전태일 열사의 어머니 이소선 여사의 노제, 김근태 민주통합당 상임고문의 영결식 등이 치러진 곳으로 야권 인사들이 공직 출마를 할 때마다 찾는 상징적인 장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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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편 이와 관련해 전태일 열사의 동생이자 민주통합당 비례대표 1번으로 국회에 입성한 전순옥 의원은 이날 “(박 후보의 전태일 재단 방문 소식에) 착잡한 마음을 금할 길이 없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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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 의원은 “박 후보가 좋은 취지로 재단을 방문하는 것이겠지만, 이 나라 노동의 현실은 그렇게 쉽게 개선될 수 없을 만큼 문제투성이가 돼버렸다”며 “재단 방문이 일회성 이벤트가 아니라면 비정규직, 최저임금, 청년실업, 가계부채 등 이 나라 노동 현실의 절박함을 온몸으로 이해하고 이에 대한 정책을 가장 앞에 세울 때 나를 포함한 국민이 방문의 진심을 믿고 받아들일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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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 의원은 또 “지금 가장 힘들고 어려운 처지에 놓인 쌍용차 희생자와 유가족들, 용산 참사 희생자와 유가족들을 먼저 찾고 가장 나중에 전태일을 찾아도 늦지 않는다”며 “과거 5ㆍ16쿠데타와 유신, 군사독재에서 지금의 정수장학회까지 과거에 대한 철저한 반성이 없다면 지금의 말과 행동은 그 진실을 의심받을 수밖에 없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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