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무웅 시인의 '온달의 노래'


온달의 노래 / 박무웅

사랑 하나 훔치고 싶다
몰래 몰래
후원 담장을 넘어
숨소리 멈추고
장지문을 밀치고
달 하나 훔치는 밤을 갖고 싶다

별빛도 끄고
풀벌레 소리도
바람소리도 그치고
귀밑머리도 풀며
분꽃 같은
꽃씨를 터뜨리고 싶다

몰래 몰래
소문을 퍼뜨리며
별당의 황촛불 펄럭이는
그림자만 숨어서 보는
바보 사내가 되고 싶다

사랑 하나 훔쳐
이름을 감추고 살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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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간 <심상> 으로 등단.

시집으로 『소나무는 바위에 뿌리를 박는다』『내 마음의 UFO』

현 화성시 예총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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