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누리ㆍ민주 의혹 잇따라 등장, 위ㆍ변조 가능성도 닮은꼴

새누리당 공천헌금 사건에 이어 민주당 공천헌금 사건 수사에서도 휴대전화 문자메시지(SMS)가 의혹의 열쇠로 주목받고 있다.

부산지검 공안부가 수사 중인 새누리당 공천헌금 사건에서는 조기문 새누리당 부산시당 홍보위원장이 현영희 의원의 전 비서인 정동근씨에게 보낸 '현기환/알겠습니다'라는 문자메시지가 등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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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검찰청 중앙수사부가 수사에 착수한 민주당 공천헌금 사건에서는 인터넷방송 '라디오21' 편성본부장 양경숙씨에게 2억8천만원을 건넨 강서시설관리공단 이사장 이모씨의 휴대전화에서 민주당 인사들이 발신자로 된 문자메시지가 여러 건 발견됐다.

이 중 박지원 민주당 원내대표에게서 왔다는 메시지에는 '비례대표 12번, 14번으로 밀겠다'는 내용이 들어있다.

이씨는 메시지를 보고 거물급 정치인이 자신의 비례대표 공천을 위해 힘을 써주고 있다고 믿고 양씨에게 선뜻 거액을 제공했을 것이라는 유추가 가능하다.

새누리당 사건의 핵심 관련자인 조기문씨도 돈 심부름을 한 정씨에게 현 전 의원의 이름으로 온 문자메시지를 보여주며 현영희 의원에게 '안심해도 된다'는 뜻을 전했을 것으로 짐작된다.

이러다 보니 검찰 주변에서는 '문자메시지는 공천헌금 사건의 단골메뉴'라는 말이 나올 정도다.

위ㆍ변조 가능성이 대두되는 점도 유사하다.

대검 중수부는 민주당 사건에서 "송금기록과 문자메시지가 누군가 제3자에 의해 조작되거나 변조됐을 가능성도 염두에 두고 수사하고 있다"고 밝혔다.

검찰 관계자는 "추후 문제가 될 소지가 있다"고 말했다.

당사자도 강하게 메시지 발송을 부인한다.

박 원내대표는 문자메시지가 발송된 시각 광주에서 김포로 가는 항공기에 타고 있었다며 누군가 자신의 이름과 휴대전화 번호를 도용해 문자메시지를 보낸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항공사의 탑승사실 조회기록까지 공개했다.

박 원내대표의 해명대로 문자메시지가 위ㆍ변조된 것이라면 사건 자체가 사기극이 될 여지도 있다.

새누리당 사건에서도 정동근씨가 봤다는 '현기환/알겠습니다'라는 문자메시지 역시 아직 실체가 드러나지 않았다는 점에서 조작 가능성이 남아 있다.

상대방 이름과 휴대전화 번호만 알면 쉽게 가짜 문자메시지를 보낼 수 있다는 점에서 검찰은 통신사 기록 등을 대조해 진위를 면밀히 확인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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