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자동차 국내 공장과 미국 공장의 생산성 격차가 두 배 이상 벌어지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30일 공개한 현대차의 국내 공장과 해외 공장 간 생산성 분석 자료에 따르면 현대차 국내 공장의 HPV(자동차 한 대 만드는 데 투입된 근로시간)는 지난해 31.3시간이었던 데 반해 미국 앨라배마 공장의 HPV는 14.6시간에 불과했다. 중국의 베이징현대도 19.5시간으로 현대차 국내 공장의 62% 수준에 불과했다.

격차도 계속 벌어지고 있다. 국내 공장의 HPV는 2007년 30.5시간에서 지난해까지 오히려 악화됐지만 미국 앨라배마 공장은 같은 기간 20.6시간에서 29%나 향상됐다. 다른 생산성 지표인 편성효율도 현대차 국내 공장은 2010년 53.5%였지만 미국(91.6%), 중국(86.9%), 인도(88.4%)로 모두 국내보다 높았다.

한국 공장에서는 53.5명이 일하면 될 라인에 100명이 투입돼 있고, 미국 공장에는 91.6명이 일하면 될 라인에 100명이 투입돼 있음을 뜻한다.

현대차노조 측은 "국내 공장 설비가 노후화돼 외국 공장과 직접 비교하는 게 무리가 있다"고 주장했지만 현대차의 한 임원은 "신차를 출시할 때마다 생산 라인 합리화 공사를 하고 있기 때문에 해외 공장과 설비 차이는 거의 없다"고 말했다.

자동차산업 전문가들은 국내 공장의 생산성 지표가 낮은 이유에 대해 "우리는 비(非)생산 특근에 라인배치에까지 노조가 간섭하고, 안전·품질 문제가 발생하면 노사 협의가 완료될 때까지 라인을 중단시키는 등 비효율적 요소가 너무 많기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현대차 노사는 30일, 1967년 창립 이후 45년 만에 심야 근로를 없애는 '주간 연속 2교대제'를 내년 3월부터 도입하기로 잠정 합의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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