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구택 포스코 회장 사의표명…역대 정권때도 수장들 불명예 퇴진

이구택 포스코 회장이 임기를 1년여를 남긴 상태에서 자진 사퇴를 결정한
으로 정치권의 외압이 작용했다는 의견이 제기돼 논란이 예상된다.

이구택 포스코 회장은 15일 오전 이사회에서 사임의사를 표명했다. 이에 따라 이구택 회장은 차기 회장이 선임되는 내달 27일 포스코 회장직에서 물러나게 된다.

이구택 회장 "후진에게 길 열어주기 위해 용퇴"

이구택 회장은 “포스코 민영화 이후 대표이사 회장으로 취임해 어떠한 위기에서도 살아남을 수 있는 기업으로 체질을 바꾸고, 글로벌 기업으로서의 성장기반을 구축함으로써 본인의 소임을 어느 정도 완수한 것으로 판단하고 있으며, 후진에게 길을 열어주기 위해 용퇴를 결정했다”고 밝혔다.

포스코측은 이와관련 “임기를 1년 남겨두고 있지만 CEO는 임기에 연연하지 않아야 하며, 현재와 같은 비상경영 상황에서는 새 인물이 새로운 리더십을 발휘하여 위기를 극복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판단해 사임을 결정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하지만 포스코는 현재 정부 지분이 전혀 없는 민영기업이라는
와 달리 그동안 역대 회장들이 정권교체시마다 임기 중 사퇴하는 불명예를 얻었다.

현재 후임 회장으로는 정준양
사장과 윤석만 포스코 사장 등이 거론되고 있다.

포스코의 경우 대표적 국가기간업체이자 민영기업으로 정부 지분은 전무한 상태다. 여기에 특정한 지배주주 없이 전문경영인 체제로 유지되고 있다. 지분구조를 살펴보면 외국인 지분이 40%를 조금 넘는 상태며, 여기에 국민연금 4.3%,
4.2%, 소액주주와 기관들 43.06% 등으로 이뤄졌다.

이 때문에 이번 이구택 회장의 사임도 정치권의 압력 때문이라는 결론이 나온다면 현 이명박 정부에 대한 ‘관치관행’이 전면 비판을 받을 것으로 보인다.

김만제, 유상부 이어 이구택까지 '관치관행' 논란 커져

실제로 김만제 포스코 전 회장은 지난 1994년 3월부터 회장직을 맡았는데 김대중 정부 출범 이후 임기가 채 끝나기도 전인 1998년 3월 중도사퇴했다. 유상부 전 회장도 임기를 채우지 못하고 2003년 3월 노무현 정부 초반에 물러났다.

앞서 초대회장이었던 박태준 명예회장은 노태우 정부 당시 모 대선후보의 선거대책위원장직을 거부와 관련 외압설이 제기되기면서 사퇴했다.

이어 내년 2월까지 아직 임기가 1년 남은 이구택 회장도 이전 총수들의 전례를 밟으면서 정치권의 개입으로 포스코의 수장이 바뀌게 됐다는 논란이 제기된 것이다.

이와관련 일각에서는 “정권이 바뀔 때마다 회장이 교체된다면 경영의 안정성과 투명성이 떨어질 것”이라는 의견을 제기하기도 했다.

이구택 회장의 교체설은 이미 지난해 검찰 수사에서 나오기 시작했다. 검찰은 이주성 전 국세청장 조사 과정에서 포스코 세무조사 무마 로비 의혹에 대해 수사를 했다.

이 때문에 이 회장은 회사가 검찰수사를 받았다는 것에 대해 상당한 부담감을 느꼈다는 설도 제기됐다.

포스코측은 이번 외압설에 대해  별다른 답변이 없는 난감한 상태다. 포스코 관계자는 14일 <브레이크뉴스>와의 통화에서 “외압설 부분에 대해서는 뭐라고 말을 하기가 어려운 부분”고 말했다.

한편 이 회장은 이날 이사회 이후 여의도
에서 증권사 애널리스트와 언론을 대상으로 직접 기업 설명을 하는 '포스코 CEO 포럼'에서 공식적인 거취를 표명할 예정이다.


조기사임하는 이구택 회장은?

                             산업계 대표적인 전문경영 포스코 한단계 끌어올려

6대 회장에 취임한 이구택 회장은 1946년 김포 출생으로 1969년 공채 1기로 포스코에 입사, 여러 직무를 거쳐 2003년 회장에 오른 입지전적의 인물이다.

엔지니어 출신이지만 경영, 판매 등 분야에서 근무하면서 맡은 분야마다 문제를 개선하고 장기비전을 제시해 인정받아왔다. 1996년 포항제철소장(부사장), 1998년 사장으로 승진했다. 평소 직원을 만날 때도 인자한 품성 때문에 포스코 전직원들로부터 두터운 신망을 받아왔다.

금속학과 출신으로 외국어 능력도 완벽하며 21세기 리더로서의 역량을 갖췄다고 평가받고 있다.

특히 이 회장은 재임 기간 중 포스코의 생산량을 늘려 매출도 크게 올리는 데 기여했으며 장기적인 성장방안과 혁신을 강조하면서 기업가치을 한단계 끌어올린 것으로도 잘 알려져 있다.

현재 한국철강협회 회장을 맡고 있으며 지난 2007년 10월에는 국제철강협회 회장에 선출되기도 했다.


[e중앙뉴스 기사제휴사=브레이크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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