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철수 서울대 융합과학기술대학원장에 대한 새누리당 측의 대선 불출마 협박 논란을 계기로 그동안 안 원장을 대상으로 제기된 각종 의혹이 새삼 관심을 받고 있다.

안 원장 측이 새누리당 정준길 공보위원에게서 들었다고 밝힌 의혹은 산업은행 팀장에 대한 뇌물 공여와 음대 출신 30대 여성과의 교제 등 두 가지다.

이밖에도 안 원장은 그동안 재벌회장 구명 탄원서, 신주인수권부사채(BW) 발행, 룸살롱 출입, 전세살이 등이 검증의 도마 위에 올랐다.

각종 의혹 제기에 대한 안 원장 측의 강한 반발과 해명에도 불구하고 대선정국에서 유력 후보군으로 분류된 안 원장을 향한 검증 공세는 이어질 가능성이 높아보인다.

안 원장 측은 새누리당 측의 불법 사찰의혹까지 제기했지만 새누리당은 안 원장 검증이 불가피하다는 인식이 강해 대선가도에서 마찰을 빚을 개연성이 상당하다.

새누리당 박근혜 대선후보의 핵심 측근은 “안 원장과 관련된 제보는 캠프에 쌓여 있다”며 “하지만 우리는 안 원장이 공식 대선후보 출마를 선언할 때까지 건드리지 않는다는 원칙”이라고 말했다.

◇산은팀장 뇌물공여 의혹 = 안 원장이 안랩 초창기인 1999년 산업은행에서 투자를 받으며 강모 투자팀장에게 주식을 뇌물로 제공했다는 의혹이다.

강 팀장은 산은 투자금융실에서 근무하던 1999∼2000년 5개 벤처기업에 산은 자금을 투자해 주는 대가로 3억9천973만원 상당의 주식과 현금을 받고 이를 매각해 총 11억7천여만원의 부당이득을 챙긴 혐의로 검찰에 구속기소됐다. 이후 한 업체에서 3억1천300만원의 주식을 받은 혐의는 주가 산정이 잘못됐다는 법원 판단에 따라 무죄가 확정됐다.

검찰이 이 사건을 수사하는 과정에서 안랩이 수사 대상에 올랐다는 루머가 나돌았다. 뇌물을 받은 반도체칩 제조업체 A사의 이사였던 강씨가 안철수연구소, 인터넷 통신장비 제조업체 H사 등의 이사로도 등재돼 있었기 때문이다.

그러나 안 원장 측 금태섭 변호사는 페이스북 ‘진실의 친구들’을 통해 “벤처투자의 대가를 받고 처벌받은 강씨의 비리는 안랩과 아무런 관련이 없다”고 밝힌 바 있다.

그는 “산업은행이 안랩에 투자한 것은 1998년 12월19일의 일로 이미 그 이전에 다른 대기업이 안랩에 투자를 했었고, 산은과 거의 같은 시기에(4일 차이) 다른 창투사도 안랩에 투자를 했다. 안랩은 산은의 투자를 받기 위해 로비를 할 이유가 전혀 없었다”고 덧붙였다.

◇룸살롱 출입ㆍ여자 문제 = 정 공보위원이 금 변호사에게 전한 의혹 중 하나는 안 원장이 서울 목동에 사는 음대 출신의 30대 여성과 최근까지 사귀고 있다는 것이다.

정 위원은 “우리가 조사해 다 알고 있다. (안 원장이) 대선에 나오면 죽는다”며 안 원장의 불출마를 종용했다는 것이 금 변호사의 주장이다.

이에 대해 금 변호사는 “한 치 의혹이 없다”며 사실무근이라는 입장을 밝혔다.

안 원장의 룸살롱 출입 여부도 논란이 됐다. 한 월간지가 전직 고위공직자를 인용해 안 원장이 과거 룸살롱을 출입했으며, 이는 안 원장이 2009년 MBC TV ‘무릎팍도사’에 출연해 룸살롱에 출입한 적이 없다고 한 것과 배치된다고 보도했다.

그러나 안 원장은 직접 해명자료를 내고 무릎팍도사에서 룸살롱에 출입한 적이 없다고 말한 적이 없으며, 사업상 모임 등 이유로 참석자 대부분 유흥주점에 갈 때 가본 적이 있다고 밝혔다.

홍준표 전 한나라당 대표가 작년말 기자들과 사석에서 안 원장의 여자문제를 언급한 것이 새삼 거론되고 있다.

한 인터넷 매체는 홍 전 대표가 기자들과 만나 “안철수는 대선후보가 안될 것으로 본다. 안철수의 ‘여자문제’를 알고 있다. 허리 아래 문제인데 파렴치한 부분”이라면서 해당 여성의 신원까지 파악하고 있다는 취지로 말했다고 보도했다.

◇신주인수권부사채 발행의혹 = 안 원장이 안랩 대표이사 시절인 1999년 신주인수권부사채(BW)를 헐값으로 인수해 1년만에 이를 주식으로 전환, 300여억원의 주식평가익을 올렸다는 의혹도 나왔다. 이 때 안 원장의 부인과 친동생이 임원이었다는 점이 논란을 불러왔다.

안 원장 측은 “발행시점 당시 외부 회계전문기관의 평가 금액을 받았으며, 금융당국의 규정을 모두 따랐을 뿐만 아니라 최종 결정도 투자자들이 모두 모인 주주총회에서 의결했다”고 헐값 인수의혹을 부인했다.

◇최태원 구명 탄원서 제출 논란 = 2003년 SK 최태원 회장이 분식회계 등 혐의로 구속된 이후 안 원장 등이 구명 탄원서를 제출한 것을 놓고 논란이 제기됐다.

안 원장은 해당 사실을 시인하면서 “인정에 치우칠 게 아니었다”고 해명했다.

안 원장이 2001년 벤처 최고경영자, 재벌 2ㆍ3세와 함께 만든 주식회사 브리소사이어티에 부인 명의로 지분을 투자했다는 의혹도 있다.

안 원장 측은 “안 원장이 안랩 주식 매입으로 더이상 개인대출을 받을 수 없어 부인 자금으로 투자했다”고 반박했다.

◇전세살이 논란 = 안 원장이 저서 ‘안철수의 생각’에서 “나도 오랫동안 전세살이를 해봐서 집 없는 설움을 잘 안다”고 밝힌 것이 사실과 부합하느냐는 논란도 나왔다.

안 원장이 결혼 이듬해인 1989년 12월부터 전세 생활을 하지 않았기 때문에 안 원장의 오랜 전세살이 표현이 사실과 다르다는 것이다.

이에 금 변호사는 “안 원장 가족이 자기 집이나, 부모 소유 집이 아닌 다른 사람 집에서 전세로 거주한 기간을 8년”이라고 해명했다.

1988년 서울 사당동 재개발 아파트 입주권(일명 딱지)을 부모 도움으로 사들여 4년을 살았고, 이후 이사한 모친 소유의 대치동 아파트도 ‘지분 쪼개기’ 방식으로 분양받았다는 의혹이 도마 위에 올랐다.

이 과정에서 입주권 거래가 적법했는지, 안 원장이 증여세를 제대로 냈는지를 둘러싼 논란도 불거졌다.

안 원장 측은 “사당동 아파트는 축의금, 결혼자금 등을 모아 부모가 신혼집으로 마련해준 것”이라면서도 “25년이 지난 현재 당시 과정에 대해 정확한 기억은 못한다”고 명쾌한 해명은 하지 못했다.

◇포스코 스톡옵션 논란 = 안 원장이 포스코 사외이사 시절 받은 스톡옵션(주식매수청구권)을 행사해 수억원의 차액을 남긴 점도 논란 대상이었다.

2005년 4월 포스코 사외이사 자격으로 주식 2천주를 스톡옵션으로 받았고 지난 4월 이를 행사해 3억~4억원의 차액을 봤다는 것이다.

안 원장이 사외이사로 활동하던 6년 간 포스코가 자회사를 늘리는 등 경영활동 과정에 거수기 역할만 했다는 비판론이 나왔다.

이에 안 원장 측은 “스톡옵션은 다른 이사들과 동등하게 대우받아 정상적으로 대우했다. 안 원장은 사외이사 시절 반대, 절충 의견을 8~9차례 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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