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PEC CEO회의 개막연설서.."10년내 러'곡물수출 2배로 늘릴 것"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은 식량안보가 블라디보스토크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의 최우선 의제라고 7일(현지시간) 밝혔다.

이타르타스 통신에 따르면 푸틴은 이날 APEC 정상회의를 앞두고 블라디보스토크 루스키 섬에서 열린 APEC 회원국 기업대표 모임인 최고경영자(CEO) 회의 개막식에 참석해 연설하면서 이같이 강조하고 "러시아가 아시아태평양지역 시장에 대한 안정적 식량 공급에 기여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푸틴은 이 자리에서 러시아의 곡물 증산 및 수출 증대 계획도 소개했다. 그는 "2020년까지 러시아가 매년 1억2천만~1억2천500만t의 곡물을 생산하게 될 것이며 곡물수출은 연 3천~3천500만t 어쩌면 4천만t까지 늘게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현재 러시아의 곡물 수출량은 연 1천500만~2천만t이다. 현지 농업부에 따르면 올해 러시아는 7천만~7천500만t의 곡물을 생산해 1천만~1천400만t을 수출할 계획이다.

푸틴은 "식량 접근성은 단순히 경제, 사회적 문제일 뿐 아니라 수백만 인구의 미래와 관련된 문제"라며 "10억명이 넘는 (세계) 인구가 굶주리고 있다"고 지적했다.

푸틴은 "우리는 곡물 수출 증대에만 머물지 않을 것"이라며 "농업 분야에 대한 상호 투자, 농지 확대, 첨단 기술을 이용한 농업 프로젝트 실현 등이 우리 모두의 관심사"라고 역설했다.

 동시에 태평양 해양자원의 합리적 이용과 보존도 중요한 협력 분야라고 푸틴은 덧붙였다.

푸틴 대통령은 이어 APEC 회의의 또다른 의제인 지역 통합 문제에 대해 언급하면서 올해부터 본격 가동에 들어간 러시아-벨라루스-카자흐스탄 3국간 관세동맹(단일경제공동체ㆍCES)이 아시아태평양 지역의 통합 과정에 새로운 전망을 제시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3국 관세동맹은 경제위기라는 도전에 대한 세 나라의 공동 대응에 그치지 않는다"며 "우리에겐 APEC 경제권과의 공동 프로젝트라는 새로운 가능성이 열렸다"고 역설했다.

푸틴은 "현재 관세동맹과 뉴질랜드 간 자유무역 협정 체결을 위한 협상이 진행중이며 유사한 협상이 베트남과도 추진되고 있다"며 "아태 지역의 여러나라가 관세동맹과 특별한 교역 관계를 맺겠다는 신청을 해왔다"고 전했다.

푸틴은 관세동맹을 더 확대하는 계획에 대해서도 소개하면서 "이미 파트너들과 '유라시아경제동맹' 창설 작업을 하고 있다"며 "이는 (국가) 기능의 상당부분을 초국가적 기구로 넘기고, 거시경제ㆍ 기술ㆍ금융정책을 서로 조율하는 더 높은 수준의 통합체"라고 설명했다.

푸틴은 미래의 '유라시아경제동맹'이 유럽과 아태지역을 연결하는 효율적 고리 역할을 할 수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푸틴은 지난해 10월 현지 언론 기고를 통해 CES를 '유라시아경제동맹'으로 발전시키고 궁극적으로 대부분의 옛 소련국가들을 아우르는 거대 경제공동체인 '유라시아 연합(Eurasian Union·EAU)'을 창설하는 구상을 밝힌바 있다.

그는 CES를 확대시켜 오는 2015년까지 '유리시아경제동맹'을 만들고 이를 다시 EAU로 확대해 유럽연합(EU)에 맞먹는 경제연합체로 키운다는 계획을 추진하고 있다.

푸틴은 "(지역적) 통합이 세계 경제를 역동적 발전으로 이끌것"이라며 "위기의 시기에 지역 통합 프로젝트가 추진력을 얻는 것은 우연히 아니다"고 강조했다.

그는 "APEC, 북미자유무역협정(NAFTA), 유럽연합(EU), CES 등과 같은 대규모 지역경제협력체 간의 교류가 국제 교역 및 투자 규칙을 개선하는데 좋은 기초가 될 것"이라고 부연했다.

푸틴은 또 이날 연설에서 APEC 역내에 자연재해 및 인공재해를 모니터링하는 지역 시스템을 구축할 것도 제안했다.

그는 "일본 후쿠시마 원전사고는 우리 모두에게 심각한 교훈이 됐다"며 "원전 건설과 운영의 안정성은 우리가 반드시 준수해야하는 조건"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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