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기덕 감독의 베니스영화제 황금사자상은 한국영화 100년사에 최대 쾌거입니다."

김동호(75) 부산국제영화제 명예 집행위원장은 전날 제69회 베니스국제영화제에서 황금사자상(최우수작품상)을 받은 김기덕 감독에게 이렇게 축하인사를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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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0여년간 한국영화를 세계에 알리는 데 앞장섰으며 국내 영화계의 '큰 어른'으로 존경받는 그는 9일 연합뉴스와 통화에서 "한국영화계를 대표해서 김기덕 감독에게 감사의 뜻을 표한다"고 전했다.

김 위원장은 "황금사자상 수상은 한국영화에 있어서 새로운 역사를 기록한 것"이라며 "이것이 활기를 되찾고 있는 한국영화에 힘찬 도약의 전기를 마련해줬으면 한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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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는 또 "김기덕 감독으로서는 '섬'이 베니스영화제 경쟁부문에 올라간 이후에 드디어 대상을 거머쥐게 됐다"며 "'빈집'으로 베니스에서 감독상을 받은 이후 대상을 받았으니 어느 정도 예상됐던 일이기도 하다"고 말했다.

국내 대표적인 영화제작사인 명필름의 심재명 대표는 "박찬욱도 봉준호도 홍상수도 이창동도 아닌 김기덕 감독이 먼저 최고상을 받았네요. 한국에서 유독 비주류 아웃사이더였던 그의 오늘을 진심으로 축하합니다"라고 트위터에 축하 인사를 올렸다.

영화배우이면서 현재 정치계에서 활동 중인 문성근 민주통합당 전 최고위원도 트위터에 "3대 영화제 대상은 한국영화사상 최초입니다. 현재 150개관 개봉 중이니 축하 겸 관람해야겠습니다"라고 축하 메시지를 띄웠다.

문성근 전 최고위원 외에도 정치계의 반응이 뜨거웠다.

김 감독이 출국 전 기자회견에서 이창동 감독, 손석희 아나운서와 함께 존경하는 사람으로 꼽은 문재인 민주통합당 대선 경선후보는 그에 화답하듯 트위터에 일찌감치 축하 인사를 띄워 눈길을 끌었다.

문 후보는 "김기덕 감독의 영화 '피에타'의 베니스 영화제 황금사자상 수상을 축하드립니다. 자신의 세계를 올곧게 지켜낸 장인정신이 인정받은 듯 합니다. 어려운 환경에서 영화를 시작해, 아웃사이더에서 이젠 최고의 감독 반열에 올랐기에 더 자랑스럽습니다"라고 말했다.

통합진보당 노회찬 의원도 "김기덕 영화를 보는 일은 늘 고통이었습니다. 그가 주는 고통을 기꺼이 맛보기 위해 시간과 돈을 내어온 사람으로서 김 감독의 베니스영화제 황금사자상 수상은 저에게도 위안이 되는군요. 감독님! 진심으로 축하드립니다"라고 트위터에 썼다.

영화계 일각에서는 한국영화계의 자성을 요구하는 목소리도 나왔다.

'시월애' '푸른소금' 등을 연출한 이현승 감독은 트위터에 "김기덕의 수상은 자랑스러우면서도 한편 부끄럽다. 사실 한국영화계가 그에게 해준 것이 없다. 그의 제작비의 대부분은 자신의 돈과 해외판매 수익으로 충당된 것이다. 한국영화계가 키워낸 감독이 아니라 한국밖의 관객과 영화인이 키운 감독이다"라고 쓴소리를 했다.

누리꾼들의 축하인사도 트위터 등 SNS에서 쏟아져 나왔다.

특히 젊은층에서는 "스펙 없이도 세계에서 최고로 인정받았다. 대단하다"는 반응이 많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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