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동잎’, ‘가을비 우산 속’ 등을 부른 1970~80년대 인기 가수였던 최헌 씨가 10일 오전 2시 15분 지병인 식도암으로 별세했다. 향년 64세.

1969년 그룹사운드 ‘히식스(He6)’의 보컬로 스카우트돼 본격적으로 가수활동을 시작한 고인은 락, 발라드, 성인가요 등 음악의 저변을 넓히며 1970년대 중반부터 80년대 초반까지 최고의 인기를 누렸다.

히식스 해체 이후 ‘최헌과 검은나비’, ‘호랑나비’ 등을 결성해 보컬과 기타리스트로 활동하며 ‘오동잎’, ‘당신은 몰라’ 등이 히트곡을 남기기도 했다.

이후 1977년 솔로로 전향한 뒤 발표한 ‘앵두’와 ‘가을비 우산 속’, ‘구름나그네’ 등을 연이어 히트시키며, 1978년에는 MBC 10대 가수 및 가수왕과 TBC 방송가요대상 최고가수상 등을 수상했다. 1979년에는 최헌의 히트곡을 영화로 만든 석래명 감독의 ‘가을비 우산 속에’가 개봉하기도 했다.

1983년에는 다시 그룹 ‘불나비’를 결성해 번안곡 ‘카사블랭카’로 인기를 얻었고 2003년 ‘돈아 돈아’, 2006년 ‘이별 뒤에 남겨진 나’, 2009년 ‘울다웃는 인생’ 등을 발표했다.

고인은 서구적 느낌의 신사적인 외모와 허스키한 저음의 목소리까지 두루 갖춰 동시대 어떤 가수들보다 여성팬들의 열띤 지지를 받았다.

또한 고인은 대표적인 트로트 고고 노래인 ‘오동잎’ 등 1970년대 중반 이후 한국 가요 대세였던 트로트 고고(록 사운드와 전통가요의 리듬을 버무린 음악) 열풍의 대표 주자로도 꼽힌다.

유족으로는 부인 배영혜 씨와 딸 서윤, 아들 호준 씨가 있다. 고인의 빈소는 서울 건국대병원에 마련됐으며, 발인은 12일 오전 5시30분. (02)2030-79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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