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경선 후 입장 밝힐 것..불출마 여지 별로 없다"

안철수 서울대 융합과학기술대학원장이 이르면 내주 18대 대통령 선거 출마를 공식 선언할 것으로 보인다.
안 원장은 11일 민주통합당의 대선 후보가 선출된 후 며칠 내에 대선출마에 관한 입장을 국민께 밝히는 시간을 갖겠다고 유민영 대변인을 통해 밝혔다.

유 대변인은 "안 원장은 지난 7월 `안철수의 생각' 출간 이후 폭넓게 국민의 의견을 들었다"며 "다양한 분야, 계층, 세대, 지역의 국민을 만나 좋은 의견을 많이 나누었고 이제 국민과 약속한대로 국민께 보고하는 시간을 갖고자 한다"고 말했다.

이에 따라 안 원장은 민주당 대선 경선이 결선투표 없이 16일 끝날 경우 19∼20일께, 23일 결선투표를 거칠 경우 26∼27일께 대선출마에 관한 입장을 표명할 것으로 전망된다.

안 원장 측 관계자는 "안 원장이 민주당 경선에 영향을 주지 않기 위해 경선 전에 출마에 대한 입장을 밝히지 않는 것"이라며 "불출마할 여지는 별로 없는 것으로 보면 된다"고 말해 안 원장의 대선 출마를 기정사실화했다.

안 원장이 대선출마를 공식 발표하면 대선판은 새누리당의 박근혜 후보, 오는 16일 또는 23일 선출되는 민주당 후보와 안 원장의 3각 구도로 짜여지게 된다.

그럴 경우 범야권의 안 원장과 민주당 후보 간의 후보단일화 협상과 그 성사 여부가 정국의 최대 관심사로 부상하면서 대선판이 요동칠 것으로 보인다.

안 원장 측은 최근 각계 전문가 위주의 실무단을 구성해 대선 캠프의 전초기지를 마련하는 움직임이 감지되는 등 출마준비를 서둘러온 것으로 알려졌다.

안 원장이 최근 이헌재 전 경제부총리 등 사회 원로급 인사를 비롯해 안희정 충남지사 등 정치권 인사와 회동하는 등 보폭을 넓혀 온 것도 이와 무관치 않은 것으로 보인다.

안 원장이 출마와 관련된 입장 발표를 이날 전격 예고한 것은 최근 줄기찬 네거티브 공세 속에서 일부 여론조사 결과 민주당 문재인 후보에게 역전당하는 현상까지 나타나는 상황 등이 영향을 미쳤을 수 있다는 분석도 제기됐다.

민주당 대선 경선후보들은 안 원장의 출마 입장이 공개되면 범야권의 정권교체 가능성을 높여준다는 점을 들어 일제히 환영의 뜻을 밝혔다.

그러나 민주당 박용진 대변인은 논평에서 "안철수는 안철수의 시간표에 따라 자기 입장과 행보를 가지면 될 것이고, 민주당은 민주당의 약속과 계획대로 민주당 중심의 정권교체와 대선승리를 위해 온 힘을 다할 뿐"이라고 말했다.

새누리당 이철우 원내 대변인은 "안 원장이 민주당 경선과 연계해 입장을 밝히는 것은 잘못된 발상"이라며 "민주당 경선결과와 관계없이 빨리 나와 국민 앞에 소신을 밝히고 검증을 받아야 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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