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8만 가구, 이자도 못 갚아

소득의 40% 이상을 빚 갚는 데 쓰는 가구가 전국적으로 162만 가구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또 빚을 갚는 능력을 상실해 대출금에 대해 이자조차 갚지 못하고 있는 가구가 48만 가구에 이르는 것으로 추산됐다.

이를 합하면 210만 가구인데, 우리나라 전체 가구(1740만) 중 12% 정도가 감당하기 힘든 빚에 찌들려 산다는 뜻이다.

KB금융지주 경영연구소는 20일 '최근 주택시장의 특징과 변화 방향 진단' 보고서에서 "소득에 비해 무가 너무 많은 가구와 빚을 못 갚는 가구가 지고 있는 빚을 모두 합하면 248조원으로 전체 금융 채무의 40%를 차지한다"고 밝혔다.

또 연구소의 분석에 따르면 금융채무가 있는 가구 중 42%인 414만 가구는 현재 원금을 상환하지 않고 이자만 내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들이 보유한 채무는 전체 금융채무의 절반에 육박한다.

만약 이들이 원금도 함께 상환해야 한다고 가정하면 소득의 40% 이상을 빚 갚는 데 쓰는 채무 과다 부담 가구의 수가 162만 가구에서 287만 가구로 크게 늘어나는 것으로 연구소는 추정했다.

강민석 KB연구소 부동산연구팀장은 "이자만 내며 버티던 가계들이 원금 상환 시기가 돌아오면 아예 대출을 다른 은행으로 갈아타는 방법 등으로 원금 상환을 최대한 미루는 경향이 있다"며 "이 경우 빚 갚는 시기만 늦춰졌을 뿐 과다 채무자로 볼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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