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철수 무소속 대선 후보는 23일 자신의 대선 정책 공약을 만드는 데 핵심적 역할을 할 경제 자문단 등 일부 '싱크 네트워크(think network)'를 발표했다.

그동안 안 후보의 '경제 멘토'로 알려지면서 야권 성향의 학자들로부터 집중 공격을 받았던 이헌재 전 경제부총리에 대해 '자문 역할'이라고 선을 그은 반면 서울대 홍종호(49) 교수를 새로운 경제 정책 총괄 역으로 내세웠다.

안 후보 측 유민영 대변인은 이날 "이헌재 전 부총리는 (안 후보를) 도와주겠다는 뜻을 가졌고 경험을 가진 분"이라며 "자문 역할을 하실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안 후보의 경제 정책을 주도적으로 제언하는 것은 서울대 홍종호 교수"라고 했다. 이 전 부총리는 원로로서 고문 역할을 맡고, 안 후보의 경제 정책 입안에 직접 관여하지는 않을 것이란 얘기였다.

홍 교수는 이날 첫선을 보인 안 후보의 정책 분야 싱크 네트워크 '내일' 포럼의 사회를 맡았다.

안 후보 측 관계자는 "경제 분야에서는 홍 교수가 다른 경제 전문가들을 안 후보와 연결해 주고, 포럼에도 추천하는 역할을 하고 있다"고 했다.



홍 교수는 상문고·서울대 경제학과 출신으로 한국개발연구원(KDI) 연구위원과 한양대 경제학과 교수를 거쳐 2009년부터 서울대 환경대학원 교수로 일하고 있다.

환경·에너지 분야 전문가인 홍 교수는 환경부와 산업자원부 자문위원을 맡는 등 '지속가능한 성장'을 강조해 왔다.

미국 미시간주립대와 코넬대에서 유학했으며 이명박 정부의 4대강 사업에 강하게 반대해 왔다. 박세직 전 재향군인회장의 사위이며 유승민 의원 등 새누리당 인사들과도 친분이 있다.

안 후보와는 서울대 교수 시절부터 각종 경제·환경 현안에 대한 융합과학적 해결책을 찾는 세미나 등에서 만나 가깝게 지낸 것으로 알려졌다.

홍 교수는 본지와의 통화에서 "제가 '경제 총괄 책임자'라기보다는 경제 분야 토론에 참여하고 전문가를 연결해 주는 역할"이라고 했다.

안 후보 측은 '내일' 포럼을 안 후보의 정책을 사실상 입안할 '싱크 네트워크'로 확대시킨다는 계획이다.

이원재 정책기획팀장은 "전국적으로 수십개, 수백개의 포럼이 결성될 것"이라고 했다.

주제별로 전문가들이 '헤쳐모여'를 반복하는 '개방적인 수평 네트워크'를 만든다는 방침이다.

안 후보는 25일에도 경제민주화를 주제로 2차 포럼을 가질 예정인데 기존 정치권 인사들보다는 현장 전문가 중심으로 자문단이 꾸려질 것으로 보인다.

안 후보는 이 자리에서 "우리가 당면한 문제를 풀기 위해 정말 중요한 열쇳말이 혁신"이라며 "제대로 혁신이 일어나려면 기술, 마케팅만이 아니라 지역민 등 이해관계자들과의 소통을 통해 진정한 혁신의 생태계를 만드는 게 중요하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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